2024년 오픈랜(O-RAN:Open Radio Access Network) 시장 규모가 32억달러(3조5000억원)로 커진다는 전망이 나왔다. 같은해 4G(4세대 이동통신)·5G 시장에서 오픈랜 비율은 9.4%로 추산됐다. 5G 도입 시점과 맞물리면서 오픈랜 기술이 확산할 것으로 예측됐다.
22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오픈랜 관련 매출액은 2024년 32억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기존 전망치 24억달러(2조7000억원)에서 33% 상향됐다. 지난해 오픈랜 관련 매출액은 7000만달러(770억원) 가량으로 집계됐는데, 5년 뒤 46배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옴디아는 "오픈·버추얼랜 개발을 촉진하는 원동력은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라며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를 제재하는 정치적 이유도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버추얼랜(Vertual RAN)은 소프트웨어를 통해 일반 하드웨어에서 네트워크 기능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미국 업체가 강점인 범용(COTS:Commercial Off-The-Shelf) 서버와 반도체 칩 사용이 늘어난다. 오픈랜과 완전히 같은 개념은 아니지만 일부 영역이 겹친다.
오픈랜은 통신장비업체 1곳이 통으로 맡던 무선네트워크 구축에 다수 업체가 참여하는 구조를 말한다. 무선네트워크를 통으로 구축할 수 있는 메이저 업체는 전세계에서 손에 꼽힌다. 중국 화웨이, 스웨덴 에릭슨, 핀란드 노키아, 중국 ZTE에 우리나라 삼성전자가 포함된다.
일본 신규 이동통신서비스업체 라쿠텐모바일이 오픈랜을 일찍 적용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미 구축된 네트워크와의 호환성이 중요한 기존 통신서비스업체는 오픈랜 도입에 당연히 늦을 수 밖에 없다"며 "라쿠텐모바일은 애초에 오픈랜 구조를 선택해 새로 네트워크를 깔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통신서비스업체는 오픈랜 기술 적용을 통해 네트워크 구축·운영 비용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라쿠텐모바일은 "기존 대비 설비투자액(CAPEX)을 40% 가량 줄였고 운영비용은 30%가까이 감소했다"고 했다. 라쿠텐모바일은 국내 통신장비업체 케이엠더블유(KMW)에서 4G 라디오유닛(RU:Radio Unit)을 조달하고 있다.
이동통신서비스업체의 네트워크 관련 비용 절감은 소수 과점 통신장비업체의 매출 감소로 이어진다.
1위, 2위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와 에릭슨은 오픈랜 관련 공식 언급이 적은 편이다. 뵈르예 에크홀름 에릭슨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7월 "오픈랜은 당장 고성능 5G 통신망 구축에는 대안이 될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반면 노키아와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는 오픈랜에 적극이다. 노키아는 라쿠텐모바일의 오픈랜 네트워크 구축에 참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 쏠리드, 에프알텍, 이노와이어리스 등과 오픈랜 관련 기술 개발을 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통신서비스 업체가 처음부터 각 장비 업체를 지정해 오픈랜을 구성하기는 위험 부담 때문에 어려울 것"이라며 "삼성전자 같은 통신장비업체에 장비 구성을 맡기는 방식으로 오픈랜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