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상 사장, 9일 숭실대 강연서 밝혀
"삼성과 도레이는 소재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지속해왔다."
전해상 도레이첨단소재 사장이 9일 서울 숭실대 강연에서 밝힌 내용이다. 강연에서 일본 도레이 그룹의 소재 분야 연구개발·기술력, 한국과의 인연을 강조하며 삼성과의 협력도 소개했다.
전해상 사장은 "매년 삼성과 도레이는 톱(최고경영자)끼리 만나 식사·운동도 하고 미래 먹거리도 공유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故) 이병철 삼성 회장이 도레이를 매번 방문해서 소재 분야 협력을 요청했지만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다"면서 "이 회장이 돌아가시면서 이건희 회장에게 도레이와 관계를 잘 만들라고 말씀하셨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주력 제품에도 도레이첨단소재는 디스플레이 소재를 공급한다. 바로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필름이다. 전해상 사장은 "한국이 디스플레이 강국으로 거듭나던 2012년, 도레이첨단소재가 PET 필름을 국산화했다"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성장하고 (한국이) 디스플레이 강국이 되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현재 PET 필름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있다. 그는 "당초 비디오 테이프 용도로 개발했던 PET 필름이 디스플레이를 거쳐, 앞으로 콘덴서에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전해상 사장은 "디스플레이 분야가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다"면서 "도레이첨단소재는 PET 필름을 삼성전기에 MLCC용으로 공급한다"고 말했다. 그는 "MLCC용 필름은 국내에 SKC와 코오롱이 있지만 우리(도레이첨단소재)만 만들 수 있다"면서 "그것으로 이익도 많이 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스마트폰 한 대당 MLCC는 1000여개가 들어가지만, 자동차 한 대에는 MLCC가 2만~3만여개가 필요하다"며 "앞으로 수요가 크게 늘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각광받는 탄소섬유도 소개했다. 그는 "도레이는 탄소섬유에 1961년 첫 투자 뒤 1971년 처음 생산했고, 2015년에야 이익을 내기 시작했다"면서 "미국 보잉과도 10조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어 "도레이만 비행기용 탄소섬유를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해상 사장은 4월 출범한 '합병' 도레이첨단소재의 초대 최고경영자(CEO)다. 도레이첨단소재와 도레이케미칼이 합병한 회사를 이끈다. 1993년 제일합섬(도레이첨단소재의 전신)에 입사한 전해상 사장은 2017년 대표이사 사장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승진했고, 현재 CEO와 COO 모두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