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OLED 공급협상 지연·TV 업황 악화 탓
출하목표 1000만대에서 100만대 이상 감소 불가피
하반기 카타르 월드컵과 업황 개선 가능성에 기대
LG디스플레이의 올해 대형 OLED 출하량 목표가 당초보다 100만대 이상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안에 삼성전자에 TV용 대형 OLED를 공급할 확률이 희박해진 데다 TV 업황이 나빠져 목표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하반기 글로벌 경기 반등을 기대할 수 있지만 현재로선 LG디스플레이가 당초 목표인 1000만대 출하를 달성하는 것은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LG디스플레이의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출하량 목표는 당초 계획인 1000만대에서 10% 이상 줄어든 900만대 이하로 수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대형 OLED 출하량인 800만대보다 25% 많은 1000만대 출하를 올해 목표로 세운 바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삼성전자가 올해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를 적용한 TV를 출시할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는 점에 있다. LG디스플레이의 올해 사업계획에는 삼성전자에 대형 OLED를 200만대 공급할 것이란 전망이 반영돼있다. LG디스플레이 고객사 중 대형 OLED를 연간 100만대 이상 구매하는 업체는 LG전자와 일본 소니 두 곳에 불과하다.
지난달을 지나면서 삼성전자가 올해 안에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를 채용한 TV를 출시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었다. 이 때문에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출하량 목표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이어졌다. 이미 지난 1분기 말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재고물량은 100만대에 육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물량에는 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에 공급할 것으로 기대했던 패널도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업계에선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출하량 전망치를 900만대로 보는 전망이 우세하다. 당초 목표보다 100만대 적은데, 이보다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추정도 나온다. LCD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TV 업황이 계속 나쁘면 대형 OLED 판매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여러 시장조사업체는 OLED TV를 비롯한 올해 전세계 TV 출하량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다만 지난해 LG디스플레이가 대형 OLED를 800만대 출하했기 때문에 올해도 800만대는 출하할 것이란 기대는 형성돼 있다. 지난해 기존 고객사 납품량을 유지하면 800만대는 달성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가 대형 OLED 라인업에 추가한 77인치와 42인치 판매량도 전체 출하량에 긍정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업계 일각에선 올해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출하량이 800만대에 그치더라도 지난해에서 이월된 재고물량을 포함해 올해 900만대는 판매할 것이란 추정도 나온다. 결국 지난해 출하량인 800만대가 지지선, 900만대가 최대치인 셈이다. 오는 11월 개최되는 2022 카타르 월드컵, 그리고 하반기 경기 반등 가능성 등에 기대를 걸 수는 있다.
한편,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에 대형 OLED 구매를 타진했던 지난해에는 대형 LCD 가격이 급등한 바 있다. LCD 가격이 너무 올라 삼성전자는 기존 LCD TV 판매만으로는 수익을 남기기 어려웠다. 반면 지금은 지난해 하반기 시작된 대형 LCD 가격 하락이 1년째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 LG디스플레이 대형 OLED 구매를 서두를 이유가 줄었다.
최근 대형 LCD 가격은 이미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까지 떨어졌다. 패널 크기별로 하반기에 신저점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내년 완제품 출시를 목표로 OLED 공급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LCD 가격 하락과 TV 업황 악화는 삼성전자에 유리한 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