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중국산 배터리 활용폭을 늘린다. 코나와 기아 레이 등 기존 전기차에 순차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중국산 배터리를 사용하는 만큼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공급하는 물량은 상대적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내년 기존 전기차 모델에 중국 CATL 배터리를 적극 탑재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는 코나EV, 기아는 레이EV 등이 대상이다. 그간 이들 차량에 배터리를 공급한 LG에너지솔루션, SK온을 대체하는 형태다. CATL 배터리를 사용한 전기차는 니로EV를 포함해 내년에만 3개 모델로 늘어날 수 있다.
눈여겨 봐야 하는 차종은 코나EV다. 잇따른 화재로 리콜사태를 겪으면서 배터리를 공급했던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1조1000억원의 리콜 비용을 물어내야만 했기 때문이다. 해당 차종은 지난해 국내 판매가 중단되며 단종됐으나, 유럽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확대되면서 효자 모델이 됐다.
코나EV는 유럽에서만 10월까지 누적으로 3만여대가 판매됐다. 아이오닉5의 2만4000여대보다도 많았다.
기아 레이EV는 플랫폼도 중국 CATL 셀투팩(CTP:Cell To Pack)을 사용할 계획이다. CTP는 전기차 배터리를 구성하는 '셀-모듈-팩' 단계에서 모듈 공정을 없앤 것이 특징이다. 에너지 밀도를 높여 전기차 주행거리 연장이 가능하다.
현대자동차그룹이 CATL 배터리를 활용하는 것은 조달처 다변화와 함께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향후 E-GMP 플랫폼은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국내 배터리 업체가 담당하고, 나머지 전기차는 CATL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는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때문에 현지 생산한 배터리가 주로 쓰일 수밖에 없다. 대신 국내를 비롯해 중국, 유럽 등은 CATL이 담당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일종의 '투트랙' 전략인 셈이다.
CATL로부터 도입한 CTP 기술이 어디까지 활용될 수 있느냐고 관전 포인트다. 현재 현대자동차그룹 산하 전장부품 자회사인 현대모비스가 CATL과 배터리 팩 기술 협력을 진행 중이다. 레이EV가 최초 적용 차량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현대자동차그룹과 CATL의 협력은 확대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전기차 시장 연착륙을 위해 여러 배터리 기업과 협업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디일렉=이수환 기자 [email protected]
한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