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이 코발트를 완전히 배제한 '코발트 프리(Co-Free)' 배터리를 개발한다. 비싸고 분쟁광물로 관리되는 코발트 대신 니켈이나 망간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중저가 배터리 시장을 공락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2024년 코발트 프리 양극재를 조달받을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외 양극재 업체와 구체적인 로드맵을 수립 중이다. 리튬인산철과 망간을 혼합한 LMFP가 유력하다. 이르면 2024년, 늦어도 2025년 코발트가 없는 코발트 프리 배터리가 전기차에 공급될 수 있을 전망이다. 함께 개발 중인 순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와 함께 다양한 제품군을 갖추게 된다.
SK온이 코발트 프리 배터리를 개발하려는 건 전기차 업체 요구 때문이다. 코발트 자체가 전기차 업체들이 사용을 줄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주석, 탄탈륨, 텅스텐, 금 등의 분쟁광물을 물론 코발트와 같은 주요 책임광물은 인권과 환경을 고려해 사용 금지가 권고되고 있다.
원가절감 목적도 있다. 코발트를 덜 사용하는 대신에 망간을 쓰기 때문이다. 망간은 니켈보다 가격이 싸다. 70% 가량 저렴하고 매장량도 풍부하다. 안정성도 높다. 배터리 화재를 줄일 수 있고 가격이 저렴해 전기차 대중화에 유리하다. 단점은 에너지 밀도가 낮다는 것. 전기차 주행거리 연장에 한계가 있다.
다만 코발트 프리 배터리가 공급되더라도 물량은 많지 않을 수 있다. 어디까지나 주력 배터리는 니켈 함량 80% 이상인 하이니켈 배터리다. 일각에선 파우치형 배터리가 아닌 각형 배터리에 코발트 프리 양극재를 우선 적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전기차 업체가 요구하는 공용 규격의 배터리로 만들 때 각형 배터리가 상대적으로 유리해서다.
폭스바겐이 자체 생산할 배터리를 '통합 각형 배터리'(Unified Prismatic Cell)'로 설계한 배경이다. 이 배터리에는 망간 함유량을 크게 높인 하이망간 양극재가 쓰인다.
업계 관계자는 "코발트 프리 양극재를 사용한 배터리 생산은 SK온이 고객사를 확보하느냐에 달려있다"면서 "이미 여러 업체 양극재를 받아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빠르면 2024년부터 생산(코발트 프리 배터리)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일렉=이수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