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공정-물류 장비 대상
에스에프에이가 유럽 최대 배터리 업체 노스볼트 장비 수주에 성공했다. 배터리 후공정과 물류 관련 장비 제작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수주액은 2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노스볼트 배터리 장비 수주가 외부로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에스에프에이가 노스볼트와 거래하면서 국내 배터리 장비 업계의 입지도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초 노스볼트는 중국 선도지능(Lead)이 만든 배터리 장비를 주로 썼다. 현재 노스볼트에 배터리 장비를 공급했거나 추진하는 국내 업체는 제일엠앤에스, 엠플러스, 원익피앤이, 피엔티, 씨아이에스, 세종기술, 한화모멘텀, 한국진공 등으로 파악된다.
노스볼트는 배터리 장비 공급 시 스웨덴 베스테로스에 마련된 연구·개발(R&D) 시설에서 검증 작업을 거쳐야 한다. 초기 배터리 장비를 공급했던 업체가 아니라면 모두 이쪽에 장비를 먼저 공급해야 한다. 이후 스웨덴 북동부에 있는 셸레프테오 공장의 양산 라인에 장비를 넣을 수 있다. 에스에프에이는 이 과정을 빠르게 거쳤다. 가격 경쟁력과 성능을 인정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배터리 품질 눈높이가 상당한 노스볼트의 까다로운 입맛을 맞추기 위해 파트너와 협업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에스에프에이가 잘 만드는 물류쪽을 담당하고 포매이션(활성화) 장비는 다른 업체와 제품을 활용하는 방안이다. 장비를 제작할 때 여러 업체가 달라붙는건 흔하게 벌어지는 일이다.
예컨대 SK온에 후공정 장비를 공급했던 갑진의 경우 배터리 셀을 이동하고 장비를 제어하기 위한 기구제어부를 하나기술이 담당했다. 갑진은 전원부를 맡았다.
현재 노스볼트의 후공정 장비는 중국 선도지능 자회사인 타이탄(泰坦)이 담당하고 있다. 후공정은 배터리를 충전과 방전을 반복해 원하는 성능이 나올 수 있도록 최적화하는 과정이다. 물류장비와 함께 활용된다.
에스에프에이가 노스볼트 공략에 성공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국내 배터리 업체와 함께 확실한 고객사를 확보하게 됐다. 프랑스 신생 배터리 업체인 베르코어에 100억원대 물류 장비 공급도 성공하는 등 매출처 다변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편, 올해 에스에프에이는 배터리 장비 수주잔고가 5000억원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중심에서 신성장 산업인 배터리로 사업 구조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디일렉=이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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