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식 건물서 중국식 ICT 기술 개발
세계 7곳서 사이버 센터 운영
사이버 공격 및 의혹 해소 ‘총력’
이곳이 중국은 맞는 것일까. 연구개발(R&D)센터를 간다고 했는데 세계 건축물 테마파크에 왔다. 건물은 미니어처도 아니다. 고색창연한 서양식 건물에서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 기술을 개발한다. 중국과 화웨이의 현재와 과거가 엿보인다. 화웨이 둥관 ‘시 리우 베이 포 춘(Xi Liu Bei Po Cun) 캠퍼스’의 첫인상이다.
18일(현지시각) 화웨이 중국 둥관 캠퍼스를 찾았다. 유럽의 12개 지역과 명소에서 착안한 건물로 구성한 R&D센터다. 면적은 180만㎡다. 서울 여의도의 절반 정도다. 부지의 60%는 녹지다. 나머지 40%에 업무용 시설과 편의시설 등이 흩어져 있다.
시설과 시설은 트램과 자율주행차가 연결한다. 총 12개 구역에서 총 3개 트램 노선을 운행한다. 트램은 배터리 충전 방식을 택했다. 복잡한 전차선이 없이 깔끔한 경치를 유지할 수 있는 비밀이다. 자율주행차는 택시처럼 필요할 때 필요한 지점을 이어준다. 임직원 가족과 초청객 등도 공원과 풍광을 즐길 수 있다. 관광객을 위한 기념품과 먹거리도 판매한다.
2014년 공시를 시작해 2019년 입주를 시작했다. R&D 인력 2만5000여명 등 총 3만여명이 근무한다. 화웨이 전 세계 R&D 직원은 11만4000명이다. 전체 직원의 55.4%다. R&D 직원 5명 중 1명은 둥관 캠퍼스에 있다. 지난 10년 동안 화웨이가 R&D에 투입한 비용은 9773억위안(약 184조8800억원) 이상이다. 작년의 경우 매출액의 25%를 R&D로 집행했다.
지난 16일(현지시각) 방문한 선전 캠퍼스에서 화웨이의 기술을 확인했다면 이곳에서는 화웨이의 신뢰를 엿볼 수 있다. 2021년 9월 화웨이는 이곳에 ‘화웨이 글로벌 사이버 보안 및 투명성 센터(사이버 센터)’를 열었다. 화웨이를 타깃으로 한 사이버 공격을 막는 최전선이다. 미국 등이 제기한 보안 논란을 해소하는 역할도 한다.
미국은 화웨이를 중국 견제 지렛대 중 하나로 삼고 있다. “화웨이 기기와 장비는 중국 정부로 데이터를 보낼 수 있는 ‘백도어’가 있다”는 의심이 대표적이다. 미국 정부와 의회는 미국 시장에서 화웨이 통신장비를 빼는 중이다. 영국 일본 호주 등도 동참했다.
화웨이는 반발했다. 중국 정부와 관계가 없다고 항변했다. ‘화웨이 기기와 장비는 백도어가 없다’고 주장했다. 사이버보안 투명성 센터 설립은 이 반박을 입증하려는 노력이다. 현재 화웨이는 ▲중국 ▲벨기에 ▲독일 ▲영국 ▲캐나다 ▲아랍에미리트(UAE) ▲이탈리아 세계 7개 지역에서 사이버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둥관 사이버 센터는 1만7000㎡ 총 4층 규모다. 2600여명이 일하고 있다. 1층과 2층은 고객 검증 3층과 4층은 화웨이 보안 R&D 구역이다. 제품 개발과 출시까지 4단계 검수를 거친다. 단계별 담당자를 분리 신뢰를 높였다. 지금까지 제3의 독립 기관으로부터 440개 이상 보안 및 정보 보호 인증서를 취득했다.
화웨이 관계자는 “▲에릭슨 ▲노키아 ▲시스코 등의 업체와 비교해도 화웨이가 부족하지 않다”라며 “지금까지 시험 결과 화웨이 기기와 장비에서 단 1번도 악성코드나 백도어가 나온 적은 없다”라고 강조했다.
사이버 공격 대비는 기업의 영원한 숙제다. 이날도 화웨이는 3만1785건의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 모두 막아냈다. 화웨이는 다른 기업과는 결이 다른 사이버 위험도 있다. 문제는 이는 화웨이의 노력으로 해결이 쉽지 않다는 점. 그렇다고 숙제를 그만하기로 하면 그 순간이 사업의 마지막이다. 위험의 크기는 더 크다. 화웨이는 둥관에 만든 세계 속에 머무르게 될까. 아니면 세계 속에 둥관의 임직원을 보내게 될까.
둥관(중국)=윤상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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