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옵틱스의 배터리 장비 자회사 필에너지가 종합 에너지 기업 목표를 내세웠다. 차세대 배터리로 꼽히는 전고체 배터리뿐 아니라 연료전지 등 신사업도 준비 중이다.
필에너지는 29일 코스닥 상장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내용의 사업 계획을 밝혔다. 필에너지는 지난 2020년 9월 삼성SDI가 5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투자한 기업이다. 최근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 승인을 통과했다. 내달 상장 계획이다. 그간 각형 배터리 중심의 장비를 주로 개발해 공급해왔다.
최근 채용이 늘어나고 있는 원통형 배터리 장비도 개발 중이다. 테슬라표 배터리로 불리는 지름 46㎜, 높이 80㎜(4680) 배터리용 와인더(궈취기)가 대상이다. 양극과 음극 탭(Tab)이 없는 탭리스 구조를 감안해 고객사 요구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탭을 가공할 수 있는 기술도 준비하고 있다. 정밀도, 속도, 신뢰성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현재 핵심 고객사는 삼성SDI다. 배터리 양극과 음극 소재의 탭(Tab)을 만들기 위한 노칭(Notching)과 양극, 음극, 분리막 등 배터리 소재를 지그재그로 번갈아 쌓는 스태킹(Stacking)을 하나로 연결한 인-라인(In-Line) 개념의 장비를 단독으로 공급하고 있다.
필에너지는 레이저 노칭 장비도 새로 개발한다. 칼날 모양의 금형을 쓰면 프레스, 레이저를 적용하면 레이저 노칭이다. 레이저 노칭은 프레스 노칭과 달리 일정 시간 이후 금형을 바꿀 필요가 없다. 소모품이 들지 않아 유지비가 적다.
다만 활물질이 발라진 코팅부(합제부), 금속 그대로 노출된 무지부를 한 번에 레이저로 잘라내기 때문에 이때 발생하는 미세한 가스 미립자인 '흄(Fume)' 관리가 필수다. 탭 절단면의 오차와 품질을 유지하는 건 고난도 작업이다.
삼성SDI외 신규 고객사 발굴도 성과를 거뒀다. 노르웨이 모로우배터리에 노칭 장비 공급을 성공한 바 있다. 모로우는 노르웨이 최대 전력기업인 스태트크래프트(Statkraft)의 자회사인 아그델에너지벤처(Agdel Energy Venture), 덴마크 연기금 피케이에이(PKA) 등이 투자한 기업이다. 고성능 전기차 약 70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연산 42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필에너지 김광일 대표이사는 "기술력 있는 특정 설비의 개발‧양산에 집중해 경쟁력 있고 부가가치 높은 제품으로 차세대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필에너지는 다음달 14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공모 주식은 총 281만2500주(신주 187만5000주, 구주 93만7500주)며, 총 공모금액은 740억원~844억원이다. 29일부터 이틀간 기관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한다.
디일렉=이수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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