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공급 목표인 듯
삼성SDI가 유럽에서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한다. 지름 46㎜, 높이 80㎜(4680) 규격의 '46파이' 제품이 대상이다. 헝가리 괴드 공장에 추가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2공장 인근 주차장 부지를 활용한다.
그간 삼성SDI는 배터리 투자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2021년 2조원 이상의 시설투자를 집행하면서 이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이재용 회장이 올리버 집세 BMW 회장과 회동하며 전용 배터리 공장 투자도 긍정적으로 검토되기 시작했다. 삼성SDI가 유럽에서 46파이 배터리를 생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하반기 착공 목표로 헝가리 괴드 공장 증설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4분기부터 토목, 전기 등 기초 공사가 시작될 전망이다. 괴드 2공장(스테이지1)을 확장하는 개념이다. 내부에서는 '스테이지2'로 불린다.
생산 라인은 2개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초기 투자액은 5000억원 내외, 10기가와트시(GWh) 내외로 추정된다. 생산될 제품은 46파이다. 구체적인 고객사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BMW가 유력하다는 게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BMW는 삼성SDI에 지름(46㎜)을 유지면서 높이를 조절한 46120 배터리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는 헝가리 괴드에서 차로 3시간 정도 떨어진 데브레첸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건설 중이다.
업계에서는 삼성SDI가 최소 2개 이상의 46파이 배터리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한다. 테슬라가 만들기로 한 4680을 포함해 4695, 46120이 대상이다. 최근 4680 성능이 예상에 미치지 못하면서 높이를 키운 4695와 46120이 대안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생산성과 에너지 밀도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4680 배터리를 우선 개발해 양산하고, 이후에 4695, 46120 배터리를 추가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며 "천안사업장에 파일럿 라인을 마련하고 말레이시아 등에 양산 투자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현재 말레이시아는 당초 계획보다 3개월 가량 증설 속도가 늦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원통형 배터리 생산에 발맞춰 현지 생산직도 우크라이나 등 유럽 인력 대신 필리핀에서 인력을 받을 계획이다. 최근 삼성SDI 헝가리법인은 필리핀 해외고용청(POEA)과 협력해 필리핀 인력을 헝가리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SDI가 유럽에서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하면 제일엠앤에스(믹싱), 필에너지(와인더), 엠오티(조립), 하나기술(전해액 주입기), 갑진(충방전기) 등의 수혜가 예상된다.
디일렉=이수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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