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일 GSMA ‘모바일360 APAC 콘퍼런스’ 서울 개최
GSMA, ‘투자비 지원·주파수 할당 정책 변화’ 요구
KT, “ICT 생태계 주도권 빅테크로부터 탈환”
삼성전자, “NW, HW 대신 SW 도입…효율↑·비용↓”
차이나모바일, “통신 없으면 디지털 전환도 없어”
통신사가 빅테크 기업과 전면전을 선언했다. 이동통신 네트워크(NW) 구축과 통신 서비스 제공 역할에서 NW를 통해 통신 외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으로 변모한다는 뜻이다. NW 투자도 혼자 전적으로 부담하지 않겠다는 의사도 분명히 했다. ▲정부 ▲통신 장비 ▲빅테크 등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진다.
8일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는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모바일360 아시아태평양(M360 APAC) 콘퍼런스’를 진행했다. 이 행사는 지난 7일과 이날 양일간 열렸다. 지역별 모바일 업계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한국 유치는 이번이 처음이다.
GSMA 등 세계 통신 업계는 정부와 빅테크 등에 NW 투자 분담을 요구하고 있다. 이동통신은 주파수가 있어야 가능하다. 각국 정부는 비용을 받고 통신사에 주파수를 할당한다. 통신 사업은 허가제로 두는 국가가 다수다. 통신사는 이 주파수를 쓰는 NW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통신 서비스를 판매하는 사업 모델이다. 이동통신 NW를 이용한 사업은 통신사와 손을 잡지 않으면 불가능했다.
2009년 4세대(4G) 이동통신 개막과 2010년 스마트폰 대중화는 통신을 비롯 정보통신기술(ICT) 양상을 바꿨다. NW 서비스 생태계가 통신사 통제를 벗어났다. ▲구글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등 NW를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빅테크 업체가 부상했다. 통신사의 NW 투자와 관리 의무는 강화했다. 정부의 간섭도 심해졌다. NW는 ▲전기 ▲수도 ▲가스 ▲도로 등 사회 인프라 중 하나로 여겨졌다.
마츠 그란리드 GSMA 사무총장은 “아태지역 무선 초고속 NW 보급률은 96%에 달하며 NW 운영사는 2030년까지 2600억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라며 “절반 이상은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에 투입한다”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통신사는 사기업이라는 점. 비용과 책임은 늘었는데 수익성은 하락했다. 2019년 5G 시대 들어 통신사 불만이 본격화했다. 통신사는 NW 투자를 주저했다. 분담을 요구했다. GSMA는 올해 모바일 업계 최대 행사 ‘MWC23’ 첫 기조연설 주제를 ‘공정한 미래 비전(Vision of aFair Future)’로 정했다. NW가 있어야 다른 일을 벌릴 수 있는 ▲정부 ▲통신 장비 ▲빅테크 등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통신사 달래기에 나섰다.
그란리드 사무총장은 “초고속 연결성은 디지털 국가의 초석으로 통신사의 투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새로운 금융 모델과 주파수 정책이 필요하다”라며 “5G의 확장을 위해선 저대역 주파수 분배 및 6GHz 주파수에 대한 정책 결정을 서둘러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국내 분위기도 다르지 않다.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는 2020년부터 소송 중이다. SK브로드밴드가 2019년 방송통신위원회에 넷플릭스와 망 이용료 협상을 중재해달라고 신청한 것이 발단이다. 넷플릭스는 망 이용료를 낼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1심은 SK브로드밴드가 승소했다.
김영섭 KT 대표는 “통신사가 NW를 구축하고 독점적인 통신 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을 얻는데 만족하는 동안 빅테크 기업은 통신사가 구축한 인프라에 ▲메신저 ▲콘텐츠스트리밍서비스 ▲자율주행 ▲인터넷 금융 등 혁신 서비스를 내놓아 디지털 생태계 주인이 됐다”라고 지적했다.
양지에 차이나모바일 회장은 “경제 발전과 사회 발전 그리고 민생까지 통신 기술과 NW의 혜택을 받고 있다”라며 “전 사회적인 디지털화는 단일 통신 기술로만은 불가능하며 ▲통신기술(CT) ▲정보기술(IT) ▲디지털 전환(DX) 등 차세대 기술을 혁신할 수 있는 동력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통신 장비 업계는 비상이다. 통신 장비는 세대 기술 호환 등 때문에 한 번 진입하면 교체가 어려운 기기다. 5G가 되도 ▲화웨이 ▲에릭슨 ▲노키아 등이 시장을 주도하는 이유다. 통신사는 구매자지만 가격 협상력이 높지 않다.
그러나 통신사가 투자를 하지 않으면 통신 장비는 팔 곳이 없다. 통신사는 이를 해결하기 ▲가상화 ▲개방형 무선 접속망(Open RAN: Open Radio Access Network, 오픈랜) ▲표준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기득권 유지’냐 ‘시장 확대’냐 갈림길이다. 후발 주자인 삼성전자는 통신사 편에 섰다. 삼성전자는 미국과 영국 통신사 5G에 오픈랜 장비 등을 공급했다.
김우준 삼성전자 NW사업부장은 “이동통신 NW를 효율적으로 구축하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HW) 대신 소프트웨어(SW)를 확대하면 된다”라며 “이동통신 NW 진화에서 SW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 “삼성전자는 차세대 NW와 SW로 전환 등 장기적 안목과 비전을 실현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에 집중하고 있는 파트너”라며 “40년 이상 통신 전문성을 기반으로 HW 기반 NW와 SW 기반 NW를 모두 공급할 수 있는 검증된 통신 장비 회사”라고 자신했다.
그란리드 사무총장은 “디지털 기술 및 서비스가 국가 경제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추세를 감안할 때 범정부적 접근방식과 국제 협력이 요구된다”라고 조언했다.
통신사는 생태계 주도권을 회복하기 위해 연합을 택했다. GSMA는 지난 2월 NW 애플리케이션개발환경(API) ‘GSMA 오픈 게이트웨이’를 선보였다. KT 등 30개 이상 통신사가 합류했다. NW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융합하는 수단이다. SK텔레콤은 지난 7월 도이치텔레콤 등과 인공지능(AI) 연합군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를 창설했다.
그란리드 사무총장은 “통신 업계는 모든 사람이 우리 플랫폼을 통해 연결돼 새로운 가능성의 시대를 여는 미래 지향적 기술 커뮤니케이션 회사로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라며 “모바일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ICT 업계 전반에 걸친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디일렉=윤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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