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회사 홈페이지에 이례적으로 대표이사 명의 입장문 게재
"특허분쟁 소지 있는 7건 모두 비침해·원천무효 의견 받았다"
압력 용기 이중벽 구조에 대한 특허는 다툼 여지 있다는 해석도
반도체 장비 기업 예스티가 HPSP와의 고압 어닐링 장비 관련 특허분쟁에 대한 입장문을 내놨다. 특히 예스티는 장동복 대표 명의 입장문을 회사 홈페이지에 올리는 등 적극 대응에 나섰다. 특허 분쟁과 관련해 회사 대표가 직접 입장문을 낸 건 이례적이다. HPSP와의 특허 분쟁으로 인한 주가하락 등에 대비해 적극적 방어전략을 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장동복 예스티 대표는 11일 회사 홈페이지에 게시한 입장문을 통해 HPSP와의 특허분쟁에 대해 "다수의 특허법인 및 법무법인과 다각적인 기술적·법률적 검토를 마쳤으며, 특허 방어 전략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입장문은 HPSP와의 특허분쟁으로 주가가 급락한 가운데 나왔다. 이날 예스티 주가는 전일대비 23.24% 급락한 1만5850원으로 장 마감했다.
장동복 대표는 입장문에서 "지난주 금요일(8일) 경쟁사가 제기한 특허소송과 관련, 우리 측에서 먼저 공개한 건 이미 이번 특허분쟁 이슈를 예상하고 있었고, 특허 이슈 회피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18년 특허분석을 시작으로 장비가 개발된 이후인 2022년에도 특허분석을 마쳤고, 최근 글로벌 양산을 위한 막바지 평가에서도 특허분석 및 검토를 진행했다"며 "공신력 있는 세 곳의 특허법무법인을 통해 공식 의견을 받은 만큼 확실한 특허방어전략을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예스티와 HPSP 간에 특허 분쟁이 벌어진 장비는 고압 어닐링 장비다. 고압 어닐링 장비는 어닐링 공정에 사용되는 장비로 반도체 실리콘(Si) 표면 결함을 고압의 수소·중수소로 치환해 신뢰성을 높인다. 현재 HPSP가 독점으로 주요 반도체 기업에 공급하고 있는 장비다. 예스티는 지난 2021년부터 자체 고온·고압 제어기술을 고압 어닐링 장비를 개발해왔다.
이날 입장문에서 장동복 대표가 직접 밝힌 다툼 소지가 있는 특허는 7건이다. 1개의 공정특허, 6개의 구조·제어 특허다. 장 대표는 "외부 특허법무법인으로부터 (7건에 대해) 특허 비침해, 원천특허무효라는 공식 의견을 받았으며, 이는 글로벌 고객사와도 이미 공유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특허 분쟁에서 문제가 될 게 전혀 없다는 얘기다.
다만 일각에서는 예스티가 6개 구조·제어 관련 특허는 회피하는데 성공했지만, 압력 용기에 대한 1개 공정 특허는 회피 특허를 취득하지 못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따라서 예스티가 아직 회피 특허를 획득하지 못한 '압력 용기 이중벽 구조에 대한 특허'가 이번 특허 소송의 쟁점이 될 것이란 게 업계 전망이다. 다만, 압력 용기 관련 특허는 오는 2025년 2월 만료되는 특허이기 때문에 특허 소송 중 만료될 가능성도 크다.
장동복 대표는 "(이번 소송은) 언제 나와도 나올 이슈였고, 새로운 이슈도 아니다"라며 "충분히 방어전략을 구축해 충격조차 (받을 게)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기회에 특허 이슈를 한 번에 클리어해, 다시는 시장에서 고압 어닐링 장비에 대한 특허 이슈가 제기되지 않게 할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예스티는 최근 글로벌 반도체 기업과 고압 어닐링 장비 사용화를 위한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양산 테스트를 위한 준비절차에 착수했으며, 또 다른 글로벌 반도체 기업과도 고압 어닐링 장비 공정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디일렉=노태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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