켐트로닉스, 플라트프로그와 미국 특허분쟁 합의 종결
삼성 전자칠판 '플립'에 플라트프로그 특허 사용 시사
켐트로닉스가 스웨덴 기업에 삼성전자 전자칠판 관련 특허료를 낸다. 켐트로닉스가 상대에 지급해야 할 특허 라이선스료는 수십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켐트로닉스는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특허심판원(PTAB)에 스웨덴 플라트프로그의 미국 특허 3건을 상대로 제기했던 무효심판(IPR)을 모두 취하했다. 두 업체는 삼성전자 전자칠판 '플립'을 놓고 2023년 6월부터 특허분쟁을 1년 이상 이어왔다.
삼성전자 플립은 터치 디스플레이 기술을 적용한 전자칠판이다. 노트북 등을 통한 자료 공유 등 상호작용을 지원하고, 원격 회의나 교육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켐트로닉스는 삼성전자 플립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만든다.
플라트프로그는 2023년 6월 "켐트로닉스가 만든 삼성전자 전자칠판이 플라트프로그 특허 3건을 침해했다"며 켐트로닉스를 상대로 미국 텍사스동부연방법원에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했다.
켐트로닉스는 대응 차원에서 2023년 10월 쟁점 특허 3건에 대해 특허심판원에 무효심판을 제기했다. 지난 4월 특허 3건에 대한 무효심판이 개시(Institution)됐기 때문에 플라트프로그 특허 일부를 무효로 만들 가능성이 열린 바 있다. 이로부터 4개월 보름 뒤인 지난주 분쟁이 합의 종결됐다.
분쟁은 끝났지만 양사는 켐트로닉스가 플라트프로그에 특허 라이선스료를 지급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추정된다. 켐트로닉스가 무효심판 청구를 취하한 6일 플라트프로그는 자사 홈페이지에서 "켐트로닉스가 이번 분쟁에 사용된 특허 3건 등에 대해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분쟁이 끝난 뒤 양 당사자가 서로의 특허 사용권을 갖는 경우에는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표현하는데, 플라트프로그 발표에는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이란 표현이 없다.
켐트로닉스가 플라트프로그에 지급해야 할 특허 라이선스료는 수십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켐트로닉스의 삼성전자 전자칠판(IR 터치 센서) 생산실적은 △2021년 2만대 △2022년 4만8000대 △2023년 7만1000대 등 모두 13만9000대다. 올해 상반기 전자칠판 생산실적은 별도로 공개되지 않았다.
제품 가격을 하나당 100만원으로 잡으면 2021~2023년 관련 매출은 모두 1390억원이다. 1390억원에 특허 라이선스 요율을 1~2%로 가정하면 손해배상액은 14억~28억원이다. 올해 상반기 실적을 더하면 이보다 커진다.
특허업계 한 관계자는 "라이선스 요율은 기업 규모와 관련 사업 실적 등에 따라 다양하다"면서도 "켐트로닉스 같은 중견기업이 부담해야 할 특허 라이선스 요율은 1~2%로 추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켐트로닉스 매출은 5422억원(영업이익 191억원)이다.
켐트로닉스가 앞으로도 플라트프로그 특허를 사용하며 전자칠판을 제작하면, 제품 생산량에 비례해서 라이선스료를 지급하는 '러닝 로열티' 계약도 체결했을 가능성이 크다. 플라트프로그는 과거에도 다른 업체를 상대로 벌인 특허분쟁에서 수억~수십억원의 특허 라이선스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23년 6월 플라트프로그는 켐트로닉스가 삼성전자 전자칠판 플립용으로 생산하는 유리와 터치 모듈이 자사 특허 3건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쟁점 특허는 '338특허(11,281,338·Touch Sensing Apparatus and Method for Assembly), '935특허(10,775,935·Touch device), '335특허(11,281,335·Touch device) 등 터치 기술 3건이다.
플라트프로그가 소장에서 특허침해품으로 지목한 제품은 85인치 삼성 플립2, 75·85인치 삼성 플립3, 75·85인치 삼성 플립4 등이다. 플라트프로그는 켐트로닉스가 유리와 터치 기술을 적용해 만든 모듈은 메탈 프레임과 터치킷, 커버유리 등으로 구성되고, 이후 다른 업체(삼성전자)를 통해 액정표시장치(LCD)와 후면커버를 부착하면 완제품이 된다고 설명했다. 플라트프로그는 켐트로닉스 이전에는 자신들이 해당 모듈을 납품했다고 밝혔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email protected]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전장·ICT·게임·콘텐츠 전문미디어 디일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