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최진환 사장이 대표로 신규 취임한 SK브로드밴드가 올해 장비 공급업체와 단가 협상을 길고 빡빡하게 가져가고 있는 것으로 28일 전해졌다. '빡빡하다'는 것은 단가 인하 압력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대표의 취임 첫 연간 실적 개선과 기업공개(IPO) 전 재무 관리에 따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통신장비 업체 관계자는 "보통 3월이나 4월에 끝나던 장비 단가 협상이 아직까지 마무리가 안됐다"며 "신임 대표 취임이후 단가협상을 빡빡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IPO를 앞두고 재무를 관리하려 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IPTV·인터넷 서비스 업체인 SK브로드밴드는 우리넷, 텔레필드, 코위버 등의 전송장비를 쓰고 에치에프알(HFR), 다산네트웍스, 디오넷의 장비로 가입자망(FTTX)을 구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P(Access Point) 등 단말장비는 머큐리와 에치에프알에서 조달한다고 한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아직 IPO와 관련해 주관사 선정 등 정식 절차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며 "재무를 탄탄하게 하는 건 기업의 통상활동"이라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의 100% 모회사인 SK텔레콤의 박정호 대표는 올해초 주주총회에서 '연내로 계획했던 SK브로드밴드의 기업공개(IPO) 시기가 뒤로 밀리는 것아니냐'는 현장 질문에 "계획된 일정 대비 1년 정도의 순연을 가장 상식적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었다.
SK브로드밴드는 최진환 대표 취임후 첫 분기 실적인 올해 1분기 8235억원 매출, 374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 영업이익(193억원)의 2배 가까운 영업이익액이다. 당시 SK텔레콤은 “매출 성장과 효율적 마케팅 비용 집행의 영향”을 SK브로드밴드의 영업이익액 증가 이유로 들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8% 증가했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달 30일 티브로드와의 합병을 완료했다. SK텔레콤과 티브로드간 합병 효과로 올해 SK텔레콤의 연간매출에도 8000억원가량 추가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합병법인의 올해 연매출 목표는 4조원이다. SK브로드밴드의 작년 매출액은 3조1760억원이었다. 지난해 티브로드는 6551억원 매출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