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 통신 장비 직납은 전대미문"
국내 중계기 업체 에프알텍(FRTek)이 미국 최대 통신사 버라이즌(Verizon)에 28GHz·39GHz 대역 5세대(5G) 중계기를 직접 공급하는 것으로 17일 전해졌다.
통신업계 고위 관계자는 "연매출 200억원대 중소기업이 까다로운 미국 시장에서 버라이즌을 뚫은 것"이라며 "삼성전자 같은 대기업이 아닌 중소 업체가 버라이즌에 통신 장비를 직납했다는 얘기는 그동안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에프알텍의 지난해 매출액은 261억원이었다.
에프알텍은 최근 4억원 공급계약 공시에서 "당사가 5G 중계기(28GHz, 39GHz)를 미국에 공급하는 첫 매출"이라며 "버라이즌에 납품될 예정"이라고 했다. 테스트 물량용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 테스트를 위한 초도 물량 공급이후 본 물량 수주가 이어진다. 계약 종료시기는 두달 뒤인 오는 9월이다.
국내 중계기 1위 업체인 쏠리드(SOLiD)는 미국 뉴욕 지하철과 엠파이어스테이트(Empire State) 빌딩 등에 중계기를 설치했지만, 버라이즌 등 현지 통신사에 직접 장비를 납품한 경험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쏠리드는 지난해 2293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또 다른 국내 통신장비 업체 에치에프알(HFR)은 일본 후지쯔네트워크커뮤니케이션즈(FNC:Fujitsu Network Communications)를 통해 버라이즌에 프론트홀 장비를 공급했다. 에치에프알의 작년 매출액은 1567억원이다.
시장조사업체 오픈시그널에 따르면 버라이즌의 5G 통신망 다운로드 속도는 국내 통신사 대비 2배 이상 빨랐다. 밀리미터웨이브인 28GHz 주파수 대역으로 5G를 상용화했고 국내 통신사의 상용 5G 주파수는 서브6(Sub 6GHz)에 속한 3.5GHz다. 높은 주파수를 이용할수록 통신에 사용하는 주파수 폭을 넓게 가져갈수 있어 더 많은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그러나 같은 조사결과 버라이즌의 5G 접속 비율은 0.5%에 불과했다. 국내 5G 접속 비율은 15% 수준이었다. 버라이즌의 5G 커버리지가 좁아서 나타난 결과다. 주파수 특성상 고주파일수록 장비당 커버리지가 줄어든다. 더 많은 장비가 필요하다.
중계기는 기지국의 신호를 유선(광중계기)이나 무선(RF중계기) 형태로 받아 증폭시켜 통신 커버리지를 넓히는데 쓰인다. 28GHz·39GHz 5G 통신에서는 주파수 특성상 3.5GHz 대역 5G 대비 필요한 중계기 수가 급증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버라이즌이 28GHz·39GHz 대역 중계기를 언제 얼마나 투자할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며 "서브6 주파수 대역 5G 통신망 확충도 함께 고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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