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가 미국 이동통신업체 버라이즌(Verizon) 공급용 28GHz 스몰셀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20일 전해졌다. 미국 퀄컴의 5세대(5G) 이동통신용 칩셋 기반이다. 삼성전자는 4G 스몰셀에 이어 5G 스몰셀까지 버라이즌에 공급할 전망이다. 4G 스몰셀에는 미국 인텔의 반도체 칩셋을 탑재했다.
실외용 기지국인 매크로셀(Macro Cell)에 빗대, 실내용으로 쓰는 작은 기지국을 스몰셀(Small Cell)이라고 부른다. 삼성전자는 2016년부터 버라이즌에 4G 스몰셀을 공급하고 있다.
20일 현재 버라이즌 홈페이지에서 판매되는 삼성전자의 4G 스몰셀(4G LTE 네트워크 확장기(Extender) 2)의 가격은 30만원 수준(249.99달러)이다. 애플 아이패드미니와 비슷한 면적에, 무게는 500g 가량이다.
30만원을 내고 삼성전자 4G 스몰셀을 설치하면, 집안에 4G 신호가 강해진다. 설치 과정에서 별도 케이블 포설이 필요 없다. 마치 와이파이 공유기를 설치하듯, 인터넷용 이더넷 케이블을 스몰셀에 꽂으면 된다. 와이파이 공유기는 와이파이 신호를 발산하고, 스몰셀은 이동통신 신호를 내뿜는게 차이다.
퀄컴은 올해초 상용 수준의 5G 스몰셀 칩을 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말까지는 평가용 알파버전이었다"며 "삼성전자가 스몰셀용칩까지 자체 제작하기에는 수지타산이 안맞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퀄컴은 2018년 10월 삼성전자와 5G 스몰셀 관련 협력을 발표하며 "샘플 공급이 2020년에 시작될 것"이라고 했었다.
버라이즌이 28GHz 주파수대역으로 상용화한 5G 서비스는 좁은 커버리지 문제가 지속 제기돼 왔다. 시장조사업체 오픈시그널에 따르면, 버라이즌의 5G 통신망 접속 비율은 0.5%에 불과했다.
무선 커버리지를 넓힌다는 스몰셀의 지향점은 중계기(Repeater)와 비슷하다. 국내 중계기업체 에프알텍이 4억원 상당 5G 중계기(28GHz, 39GHz)를 버라이즌에 공급하는 계약을 지난달 맺은바 있다.
중계기가 데이터처리 없이 무선 신호를 증폭하는 역할만을 하는데 반해, 스몰셀은 데이터 처리능력을 갖추고 있다는게 둘의 본질적 차이다. 이 본질적 차이에 따라, 설치 장소와 과정이 달라진다. 중계기는 빌딩, 공항, 경기장 등에 시스템 형태로 설치된다. 별도 케이블의 포설이 필요하다.
28GHz 주파수 대역을 지원하는 가정용 5G 스몰셀이 성공적으로 개발·설치되면, 미국 버라이즌 가입자들은 집안에서 이른바 '진짜 5G'인 밀리미터웨이브 이동통신을 끊김 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이동통신사가 상용화한 3.5GHz 주파수대역 5G 서비스보다 2배 이상 속도가 빠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