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호 대표 "전자가격표시기·3-in-1 모듈 등 신사업 성장세"
다음달 초 상장 계획...14~15일 수요예측·21~22일 일반청약
코스피 상장에 도전하는 솔루엠이 3년 안에 전세계 전자가격표시기(ESL:Electronic Shelf Labels) 시장에서 중국 BOE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겠다고 밝혔다. ESL은 상품 정보를 전자종이(E-paper)에 표시하는 장치다. 매장 내 종이 가격표를 대체할 수 있다.
전성호 솔루엠 대표는 13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전세계 3위인 ESL 시장에서 3년 내 1위로 올라서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 기준 ESL 시장 1위는 BOE가 인수한 프랑스 SES 이마고태그(SES Imagotag)다. 2위는 스웨덴 프라이서(pricer), 3위가 솔루엠이다. 솔루엠은 지난 2015년 삼성전기에서 분사했다.
전 대표는 삼성전기에서 한때 접었던 ESL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4년 전 삼성전자에서 엔지니어를 스카우트했다. 소프트웨어 설계 역량을 확보해 ESL을 단순한 단말이 아니라 솔루션 사업으로 키우기 위해서다. 솔루엠은 ESL을 설계부터 제조, 유통까지 턴키로 제공한다.
전성호 대표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ESL을 사용하면 주말 반짝 세일 등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 대응이 가능하다"며 "유통시장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경쟁, 오프라인 매장 간 경쟁 심화로 ESL 필요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솔루엠은 이미 ESL을 미국 최대 가전 판매 유통업체 로우즈(Lowe's)와 로블로(Loblow), 유럽 레베(Rewe)와 에데카(Edeka), 국내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에 납품하고 있다.
솔루엠이 ESL 사업에서 성장하려면 유럽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전 대표는 "(SES 이마고태그와 프라이서 등) 유럽 경쟁사가 오랫동안 사업을 해온 유럽 시장 공략이 쉽지 않았지만 최근 신속한 대응과 제품 성능, 수명에서 솔루엠이 인정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ESL 사업은 대형 수주를 확보해 매출이 지난해의 2.5배 이상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ESL 매출은 1200억원 수준이다. 최근 솔루엠은 의류업체와도 납품을 논의 중이다.
솔루엠은 현재 회사 매출 절반인 TV용 '3 in 1' 통합 모듈 매출도 성장을 예상한다. 3 in 1 통합 모듈은 파워 모듈과 튜너, 영상 보드를 하나로 통합한 제품이다. 파워 모듈은 전자제품에 전원을 공급하고, 튜너는 전파를 받아 영상신호를 보내거나 채널을 바꾼다. 영상 보드는 영상신호 재생을 지원한다.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중저가 TV에 3 in 1 모듈을 주로 적용한다.
전성호 대표는 "3 in 1 모듈도 우리가 개발해 고객사(삼성전자)에 먼저 제안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솔루엠은 지난해 3 in 1 모듈을 1300만대 판매했다. 이 부문 점유율은 90% 이상이다. 나머지는 한솔테크닉스가 납품한다.
전 대표는 "현재 삼성전자 TV에서 3 in 1 모듈 적용률은 25%이지만 3년 안에 75%까지 늘어날 것"이라며 "같은 기간 전세계 3 in 1 모듈 시장에서 솔루엠 점유율도 6%에서 30%까지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3 in 1 모듈과 ESL 등 신규 사업 비중이 2017년 10%에서 지난해 3분기 56%로 급증했다"고 부연했다.
솔루엠은 삼성전기에 분사한 직후에는 TV와 휴대폰 파워 모듈이 주력 사업이었다. 솔루엠은 TV용 파워 모듈에서 트랜스포머 두께를 얇게 만드는 특허를 확보했다. 해당 TV 파워 모듈은 삼성전자 프리미엄 액정표시장치(LCD) TV 'QLED TV'에 사용한다. 회사는 파워 모듈 사업을 기존 TV·휴대폰 위주에서 서버와 네트워크, 태양광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솔루엠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8120억원, 영업이익은 457억원이다. 지난 2017~2019년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29%다. 최대주주는 지분 16.00%를 보유한 전성호 대표다. 삼성전기가 10.94%, 케이비스톤브릿지세컨더리사모투자가 9.58%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전성호 대표는 삼성전자 CIS(스마트폰 CMOS 이미지센서) 지역총괄, 삼성전기 DM(디지털 모듈)사업부 사업부장 등을 지냈다.
공모주식수는 640만주다. 공모희망가격은 1만3700~1만5500원이다. 14~15일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확정하고 21~22일 일반 공모청약을 진행한다. 다음달 초 상장 예정이다. 대표 주간사는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 공동 주간사는 하나금융투자와 신한금융투자다. 인수단에 삼성증권이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