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업체 대신 중국으로 선회
삼성SDI가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등 소형 배터리에 사용할 신공법을 중국 업체와 협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배터리 내부 소재를 계단처럼 층층이 쌓는 '스태킹(Stacking)' 기술이 대상이다.
스태킹은 5세대(젠5) 등 전기차 배터리에 먼저 적용된 바 있다. 소형 배터리는 대상으로도 연구‧개발(R&D)이 한창이다. 에너지 밀도를 높여 배터리 사용 시간을 늘릴 수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천안사업장 소형 파우치형 배터리 생산 라인에 사용할 적층 방식 생산 공정에 중국 장비 업체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A사와 B사 등 두 곳을 대상으로 성능 평가가 진행 중이다. 경쟁을 벌인 국내 업체인 C사와 D사는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장비 업체들은 삼성SDI 지원을 위해 국내 법인 설립을 진행하고 있다.
그간 삼성SDI는 소형 배터리에 양극재, 분리막, 음극재 등 배터리 소재를 엮어서 돌돌 마는 와인딩(Winding) 방식의 배터리만 생산했다. 해당 소재 조합물을 젤리롤(Jelly roll)이라고 부른다. 중대형 배터리도 초기에는 젤리롤을 사용했다. 2020년 전후로 양극, 음극, 분리막을 계단처럼 층층이 쌓는 스태킹 공법을 도입했다. 소형 배터리 대상으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스태킹 공정을 사용하면 에너지 밀도를 10% 이상 늘릴 수 있다. 예컨대 최신 갤럭시S 스마트폰 배터리 용량이 5000mAh라면, 스태킹을 사용하면 5500mAh 이상으로 만들 수 있다. 대신 양극, 음극 소재의 탭(Tab)을 만들어주기 위한 노칭(Notching) 장비, 이 소재를 알맞게 적층하는 스태킹 장비가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삼성SDI가 처음부터 중국 장비 업체를 고려한 것으로 분석한다. 중국 톈진 공장에 별도의 파일럿 라인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현지 배터리 장비사인 잉허커지(赢合科技)를 활용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파일럿 라인은 양산 테스트를 위한 것이고, 생산 라인은 국내 천안사업장을 활용할 계획"이라며 "M라인의 12개 라인 중에 4개 정도를 개조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소형 배터리 신공법으로 핵심 고객사인 삼성전자를 비롯해 주요 스마트폰 업체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삼성전자는 삼성SDI 외에 LG에너지솔루션, 중국 ATL과 BYD 등 배터리 조달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
디일렉=이수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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