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은 대표, 《디일렉》 인터뷰서 밝혀
"레도스는 LED 크기 작아져 밝기 특성에서 약점"
"애플 비전프로, 소셜 콘택트가 장점인 MR 고글"
김보은 라온텍 대표가 증강현실(AR) 글래스 마이크로디스플레이 기술에서 엘코스(LCoS:LC on Silicon)가 레도스(LEDoS:LED on Silicon)보다 유리하다고 밝혔다. 엘코스는 실리콘 기판 위에 액정표시장치(LCD)를 두고, 입사한 빛의 위상을 바꿔 출력하는 반사형 디스플레이다. 레도스는 실리콘 기판 위에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를 형성하는 기술이다.
사용자가 마이크로디스플레이 기기를 착용했을 때 외부가 보이면 AR 제품으로 분류된다. 일반적으로 업계에선 장기적으로 레도스가 AR 글래스 기기에 적합할 것이라고 전망하는데, 김보은 대표는 레도스보다 엘코스가 AR 글래스에 유리하다고 밝힌 것이다.
김보은 대표는 《디일렉》 인터뷰에서 "AR 글래스는 안경처럼 투명하게 (외부에서) 사용자 눈이 보여야 한다"며 "눈이 투명하게 보이려면 투명하면서 얇은 웨이브가이드(waveguide, 광도파로) 렌즈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웨이브가이드 렌즈의 광학 효율은 1% 이하로 낮다"며 "이 때문에 AR 글래스에서는 엄청나게 밝은 디스플레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AR 글래스를 착용한 사용자가 외부를 볼 수 있으려면 디스플레이는 측면인 글래스 제품 다리 부분에 위치해야 한다. 측면에 부착된 디스플레이에서 나오는 화면은 웨이브가이드 기술로 사용자 눈앞으로 보낸다.
김 대표는 "엘코스는 반사형 디스플레이여서 자체의 밝기는 없고, LED 광원을 사용한다"며 "LED 광원 크기가 미니 LED 정도여서 밝기가 300만 니트에서 시작하고, 반복 반사돼서 실제로 들어오는 것은 30만~40만 니트, 사용자 눈에 도달할 때는 (30만~40만 니트의 1%인) 3000니트"라고 밝혔다.
그는 "일반적으로 (AR 글래스 기술로) 레도스를 많이 기대하지만, 엄청나게 밝은 미니 LED의 픽셀 크기가 수백 마이크로미터(um) 수준인데, (레도스에 적용하기 위해) LED 크기를 수um 수준의 마이크로 LED로 만들면 효율이 급격히 떨어진다"고 밝혔다. 이어 "시장에서는 레도스가 실제로 밝지 않아서 당황하고 있다"며 "시간이 지나면 (레도스 밝기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되겠지만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올레도스(OLEDoS:OLED on Silicon) 기술은 AR 글래스 지원은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올레도스는 일단 지금 수천 니트까지 가능하고, 몇 년 뒤에도 1만 니트 내외가 한계일 것"이라며 "상용화에 필요한 수십만 니트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애플 비전프로에 사용된 올레도스도 1000~3000니트 수준"이라며 "애플의 비전프로는 혼합현실(MR) 글래스보다 MR 고글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다만 올레도스로 AR 기기가 가능한 경우도 있다. 김 대표는 "틴티드 글래스나 선글래스처럼 화면을 조금 어둡게 해서 바깥을 볼 수 있는 제품이 여기에 해당한다"면서도 "실내 애플리케이션 같은 특정 분야에서는 적용이 가능하지만, 제품을 얇게 만들긴 어렵다"고 말했다. 사용자가 외부에서 착용하고 돌아다니긴 어렵다는 의미다. 그는 "지난 5월 AWE(Appliance & Electronics World Expo) 전시회에서 올레도스를 적용한 AR 고글과 가까운 제품이 전시됐는데, 사실 세컨드 디스플레이 용도였다"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AR 기기 등 확장현실(XR) 기기를 4가지로 분류했다. 그는 "(XR 기기는) 애플이 최근 공개한 MR 고글(올레도스)과, 올레도스를 적용한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고해상도 AR 기기, 로엔드 AR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 등으로 분류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고해상도 AR 기기는 FOV(Field of View)가 50도 이상 되는 큰 화면에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와 모든 센서가 장착돼 다양한 기능을 구현하는 AR 기기"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로엔드 AR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는 가볍게 사용할 수 있는 보급형 제품"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애플 비전프로의 소셜 콘택트 기능을 긍정 평가했다. 그는 "사람은 눈을 보고 이야기하지 않으면 고립된다"며 "눈이 보이는지 여부가 중요한데, 애플이 MR 기기를 통해 약간 해결책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동시에 "비전프로는 사실 확장된 가상현실(VR) 기기이고, 기기 앞의 카메라를 통해서 외부를 본다"고 설명했다.
라온텍에서 주력으로 개발 중인 제품은 엘코스 기반 마이크로디스플레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매출 109억원 중 레거시 사업 부문에서 30억원, 마이크로디스플레이 부문에서 80억원 매출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80억원 매출에는 AR 글래스와 차량 HMD, 관련 개발 프로젝트, 올레도스 등이 포함돼있다"고 말했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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