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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애플도 투자하는 ARM... IPO 흥행 걸림돌은?
삼성·애플도 투자하는 ARM... IPO 흥행 걸림돌은?
  • 한주엽 기자
  • 승인 2023.09.04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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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산업 부진, RISC-V 급부상, 중국 리스크도

영국 반도체 설계자산(IP) 전문업체 ARM에 삼성전자와 애플, 엔비디아, 인텔, AMD,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 등이 투자하기로 했다고 로이터가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들 외 반도체 전자설계자동화(EDA) 툴 업계 톱2인 케이던스와 시높시스도 투자를 위한 협의가 최종 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2500만~1억달러 자금을 주고 지분을 매입하는 앵커 투자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앵커 투자자란 대규모로 지분을 사들여 기업공개(IPO)시 흥행을 유도한다. 

ARM 최대 주주 일본 소프트뱅크가 IPO 전 앵커투자자를 끌어모으는 이유는 예상만큼 크게 흥행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로이터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월가에선 ARM 상장시 기업 가치를 500억~540억달러 수준(주당 47~51달러)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달 소프트뱅크가 운용하는 비전펀드는 ARM 지분 25%를 매입했다. 이 때 평가가치가 640억달러였다. 상장 초기 기업 평가액이 기존 대비 낮다면 '흥행참패'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 경우 비전펀드가 ARM 기업 가치를 과대 평가한 것 아니냐는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도 농후하다. 

사라 루소 번스테인 애널리스트는 IPO 투자자 노트에 ARM의 적정 시총이 시장 추정치보다 현저히 낮은 460억달러 수준이 되어야 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루소는 회사 수익성 지표인 EBIT 마진(Earnings before interest and taxes margin, 이자와 세금을 내기 전 이익)율이 40%대 초반에서 30%대 중반으로 낮아졌다며 ARM이 다양한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연구개발(R&D)비 비중이 높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회사가 2033 회계연도까지 EBIT 마진을 47%로 늘릴 수 있다고 자신했으나 10년이란 시간은 길고, 많은 일(인플레이션, 코로나19, 공급망 충격)이 일어난다"면서 부정 견해를 밝혔다. 

로히트 쿨카로니 로스 캐피탈 애널리스트는 "세계 인구의 70%가 ARM 기반 제품(스마트폰의 99%는 ARM IP를 활용한 칩을 사용)을 사용하지만, 최근에는 인공지능(AI)과 기계학습 분야로 기술 트렌드가 이동하면서 ARM이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여전히 있다"고 언급했다. "대형 AI 기업은 언어 모델 교육 및 추론과 관련해 맞춤형 칩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는 잠재적으로 ARM 코어에 대한 고객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고도 했다. 

ARM 대안으로 RISC-V가 뜨고 있다는 점도 우려 사항이다.

최근 RISC-V를 가장 적극적으로 미는 회사는 스마트폰 칩 시장 1위 업체인 퀄컴이다. 퀄컴은 최근 NXP와 노르딕세미컨털터, 인피니언테크놀로지, 로버트 보쉬와 공동 투자해 RISC-V 아키텍처용 상용 칩 확산을 위한 기업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퀄컴은 2021년 반도체 설계 기업 누비아를 인수한 이후 ARM과 라이선스 소송을 벌이고 있다. 누비아는 애플 반도체 핵심 엔지니어가 2019년 설립한 설계 기업이다. 퀄컴은 누비아 인수 후 ARM IP를 재설계하고 PC용 스냅드래곤 칩 판매를 확대하려 했으나 ARM의 소송에 발목이 잡혀 있는 상태다.

중국 리스크는 해결이 어려워보인다. 

ARM은 IPO에 서류에 ARM차이나에 대해 "중국 매출 통로로 이 회사는 자체 이사회를 통해 직접 경영과 대표권을 가진다"고 명시했다. 통제권이 없다는 것을 공식 밝힌 것이다. ARM 매출 4분의 1이 중국에서 나온다. 소프트뱅크는 2018년 중국 정부 산하 기관이 포함된 컨소시엄과 ARM차이나를 합작으로 만들었다.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하면 직접 계약 매출 경로를 늘리거나 또 다른 현지 판매 법인을 두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적은 하락세다. 

블룸버그는 IPO를 위해 회사가 제출한 서류를 검토한 결과 지난 3월 31일에 마감된 2023회계연도 연간 ARM 매출은 전년 대비 0.9% 하락한 26억8000만달러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연간 순이익은 5억2400만달러다.

매출 하락 이유는 스마트폰 판매 부진 때문으로 보인다. 애플 아이폰과 삼성 갤럭시의 수요는 부진하다. ARM 최대 고객사인 퀄컴 역시 매출 가이던스를 낮춰잡았다.

디일렉=한주엽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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