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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의 역습’, 3년 만에 5G폰 재진입…부품·OS 생태계 재편 촉발할까
‘화웨이의 역습’, 3년 만에 5G폰 재진입…부품·OS 생태계 재편 촉발할까
  • 윤상호 기자
  • 승인 2023.09.05 13: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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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메이트60프로’, 中 애국 소비 열풍
파운드리·AP·통신칩, 中 자체 능력 향상 입증…외부 의존도↓
하모니 OS 확대, 스마트 기기 中 영향력 증가…가격 이어 솔루션 경쟁력 확보

화웨이가 지난 8월29일 스마트폰 ‘메이트 60프로’를 공개했다. 3년 만에 선보인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이다. 사전 판매는 긍정적이다. 중국 소비자의 애국 소비 바람을 탔다. 화웨이의 역습이 시작됐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작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2억7790만대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2018년 연간 4억대를 정점으로 하락세다. 하지만 여전히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이다. 작년 세계 시장에서 중국 시장 비중은 23.2%다. 5대 중 1대는 중국서 팔렸다.

화웨이는 2019년 2억4050만대로 연간 최대 판매량을 기록한 후 내리막을 걸었다. 미국의 제재 때문이다. 미국은 2019년 5월 미국 기업 및 미국 기술을 이용한 기업과 화웨이의 거래를 허가제로 바꿨다.

화웨이 개인 대상 거래(B2C) 사업 특히 스마트폰이 직격탄을 맞았다.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 모두 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두뇌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수급이 막혔다. 화웨이는 자회사 하이실리콘이 설계(팹리스)한 AP를 TSMC에서 생산(파운드리)했다. TSMC가 하이실리콘과 거래를 중단했다. 모바일 기기 AP를 7nm 이하 공정으로 생산할 수 있는 곳은 TSMC와 삼성전자뿐이다. 하이실리콘은 ARM 기반 AP를 개발해 왔다. ARM도 하이실리콘의 손을 놓았다. AP 고도화가 불가능해졌다. AP 완제품을 사다 쓰려해도 파는 곳이 없었다. 또 5G 통신칩을 구할 수 없게 됐다. 모바일 기기용 5G 통신칩은 사실상 퀄컴의 독주다. 퀄컴은 미국 기업이다. 스마트폰 주류 시장 경쟁에서 도태했다.

더구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생태계에서 밀려났다. 안드로이드는 오픈소스지만 구글 플레이 등 애플리케이션(앱) 마켓 등을 활용하려면 구글과 협력을 해야 한다. 자체 OS 생태계 ‘하모니(Harmony, 훙멍)’를 만들었지만 ‘규모의 경제’를 창출하지 못했다.

화웨이 스마트폰 사업은 수직 낙하했다. 2020년 중저가폰 브랜드 아너를 매각했다. 화웨이 스마트폰 세계 판매량은 ▲2020년 1억8820만대 ▲2021년 2630만대 ▲2022년 2570만대로 급감했다. 중국 판매량은 ▲2020년 1억2580만대 ▲2021년 1890만대 ▲2022년 2220만대를 기록했다.

화웨이가 재기에 성공할 경우 스마트폰은 물론 부품과 앱 생태계 파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60프로에 들어간 AP와 통신칩은 SMIC가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7nm 공정이다. 파운드리 판도가 흔들린다. SMIC 역시 미국의 제재를 받는 기업이다. 그럼에도 불구 TSMC와 삼성전자 파운드리 수준을 따라잡았다. 파운드리 확장을 노리는 인텔보다도 앞섰다. 미국은 중국에 14nm급 이하 반도체 제조를 할 수 있는 장비 판매를 막은 상태다. 발표가 사실이라면 중국이 자체 기술로 초미세공정 반도체를 제작할 수 있는 장비 기술까지 확보했다는 뜻이다.

퀄컴과 미디어텍 등의 지배력 약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스마트폰 AP는 ▲퀄컴 ▲미디어텍 ▲애플 ▲삼성전자 등이 이끌고 있다. 애플은 외부 판매를 하지 않는다. 스마트폰 제조사의 선택지는 ▲퀄컴 ▲미디어텍 ▲삼성전자 중 하나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도 마찬가지다. 이들에게 이 문제는 ‘양날의 검’이다. 언제든 ‘제2의 화웨이’가 될 위험이 있다. 화웨이와 SMIC의 AP는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이다. 중국 시장에서만 활용해도 비용 절감과 가격협상력 극대화가 가능하다. ▲퀄컴 ▲미디어텍 ▲삼성전자는 그만큼 기회가 사라지는 셈이다. 5G 통신칩도 마찬가지다.

화웨이의 부활은 ▲삼성전자 ▲애플 ▲샤오미 ▲오포 ▲비보 등다른 스마트폰 제조사에게 부담이다. 특히 중국 비중이 큰 중국 제조사는 점유율 하락 우려가 있다. ▲애플 ▲샤오미 ▲오포 ▲비보와 관계를 맺고 있는 부품사의 실적 하락이 예상된다. ▲디스플레이 ▲이미지센서 ▲카메라 모듈 등이 영향권이다. 국내 부품사도 이 폭풍 속에 들어있다.

화웨이 추락 후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비보 ▲애플 ▲오포 ▲샤오미 4강 체제로 재편했다. 애플은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화웨이의 부재 수혜를 가장 많이 본 업체다. 2022년 이들의 판매량은 ▲비보 5230만대 ▲애플 4830만대 ▲오포 4780만대 ▲샤오미 3910만대다. 작년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의 ▲비보 52.1% ▲애플 21.6% ▲오포 46.2% ▲샤오미 25.7%를 중국에서 소화했다. 삼성전자는 중국 판매량과 비중이 미미하다.

하모니 생태계도 실제적인 위험으로 다가왔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제조사에게 악재다. 화웨이는 하모니 OS를 스마트폰은 물론 TV·태블릿·생활가전 등 전자기기와 커넥티드카 등으로 확장했다. 2000여개 브랜드 1만3000여개 기기가 하모니 OS 인증을 받았다.

화웨이는 2021년 하모니 OS 소스코드 등을 중국 정부에 넘겼다. 중국의 정치체제와 사회구조 등을 감안하면 언제든 안드로이드 생태계에 버금가는 새로운 생태계가 출현할 수 있는 기반은 갖춘 셈이다. 중국 시장과 중국 업계가 하모니 생태계로 전환하면 세계 시장과 세계 업계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삼성전자 LG전자는 물론 자체 OS 생태계가 미흡한 기업은 생존이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

디일렉=윤상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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