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텔레콤, 투자·통신비 인하 양립 불가…기술 중심 진행
스테이지엑스, 카카오 계열 분리·과기정통부 관료 영입
마이모바일, 컨소시엄 구성 비공개…보다폰 MOU 강조
정부의 5세대(5G) 이동통신 28GHz 신규 사업자 모집에 ▲세종텔레콤 ▲스테이지엑스 ▲마이모바일 컨소시엄 3곳이 응모했다. 정부는 5G 28GHz 주파수 할당으로 ‘제4이동통신사를 통한 가계통신비 완화’와 ‘밀리미터파(mmWave) 생태계 구축’ 2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한다. 업계는 회의적이다. 정부의 구상이 성공하려면 일단 이들이 사업을 할 자격이 되는지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2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정부는 ▲세종텔레콤 ▲스테이지엑스 ▲마이모바일 3곳에 대해 전파법 및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신규 통신사 및 주파수 할당 결격 사유 해당 여부를 검토 중이다.
이들은 지난 19일 5G 28GHz 신규 사업자 주파수 할당 신청을 했다. 적격 여부는 늦어도 2024년 1월18일까지 결론을 낼 예정이다.
관건은 재무 능력이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 7차례 제4이통사를 추진했지만 실패한 이유가 이것이기 때문이다. 세종텔레콤과 마이모바일 주축 세력은 이때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이번 주파수 할당 최저경쟁가격은 742억원이다. 5년 동안 사용하는 조건이다. 3년 이내 28GHz 기지국 6000개를 구축해야 한다. 의무 기지국 구축은 1800억원 내외로 추산된다. ▲앵커 주파수 기지국 ▲가입자 관리 핵심(코어)망 ▲운용 및 마케팅비는 별도다. 가계통신비를 줄이는 역할을 하기 위한 체력도 있어야 한다.
이번 할당에서 세종텔레콤은 가장 먼저 신청서를 제출했다. 단독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세종텔레콤은 기간통신사업자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다음 규모다. 알뜰폰(MVNO, 이동전화재판매)도 하고 있다.
연결기준 올해 3분기까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687억8133만원과 5억1029만원이다. 지난 2021년과 2022년은 적자를 기록했다. 3분기 기준 부채는 1985억4764만원이다. 부채비율은 64.0%다. 같은 기간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69억8570만원이다.
최대 주주는 세종이다. 9월30일 기준 지분율은 47.41%다. 세종텔레콤 김형진 대표가 세종의 최대주주다.
김 대표는 지난 21일 기자들과 만나 사업 청사진을 공개했다. 방점을 통신비 인하보다 기술 확보에 찍었다. 그는 개인 대상 사업(B2C)보다 기업 대상 사업(B2B)과 정부 대상 사업(B2G)을 겨냥한다고 했다. 투자비를 감안하면 통신비를 내릴 수 있는 여력이 없다고도 했다. 주파수 할당을 경매로 하면 사업을 접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김 대표는 “정부가 28GHz를 내놓은 이유는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고 본다”라며 “통신비를 내리라는 정책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세종텔레콤이 제4이통사보다는 알뜰폰 확대에 힘을 쏟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 대표는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협회장이다. 그는 같은 날 “도매 제공 의무 일몰제가 사라졌으니 안심하고 자체 설비 보유 알뜰폰(풀MVNO) 투자 등을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스테이지엑스는 스테이지파이브가 내세운 법인이다. 스테이지파이브는 알뜰폰 업체다. 스테이지엑스는 아직 법인 등기를 하지 않았다. 스테이지엑스 주주 구성은 밝히지 않았다. 스테이지엑스 재무적 투자자로 신한투자증권만 공개한 상태다.
스테이지파이브 제8기(2022년 1~12월)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스테이비파이브는 2022년 매출액 271억8365만원 영업손실 55억4859만원을 달성했다. 적자 지속이다. 2022년 기준 자본잠식 상태다. 부채는 2000억0317만원이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31억2888만원이다.
스테이지파이브는 지난 8월 37억7899만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최대주주는 카카오인베스트먼트에서 주파수 할당 신청 직전인 지난 18일 임직원 등으로 구성한 투자조합으로 변경했다. 주요 주주는 신규 투자조합과 카카오인베스트먼트 포함 ▲휴맥스 ▲야놀자 ▲드림엔아이 ▲신한투자증권 등과 기타 투자사로 구성돼 있다.
아울러 지난 1월 민원기 전 과기정통부 제2차관을 ESG(환경·사회·지배구조)위원회 의장으로 영입했다. 그는 2018년 8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과기정통부 제2차관으로 재임했다. 국내 5G 준비와 시작 시점이다. 문재인 정부 때기도 하다.
사업 방향은 스테이지엑스가 정부의 목적과 가장 부합한다. ▲국내 통신 시장 경쟁 활성화 ▲가계통신비 절감 ▲28GHz 기반 혁신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발표했다. 중저가 단말기 수급을 위해 폭스콘 계열사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6000개 기지국은 90개 핫스팟에 세운다. B2C와 B2B 모두를 대상이라고 했다.
스테이지파이브는 “풀MVNO사업을 위해 코어망 구축에 대한 기술적 검토와 사업적 준비를 마친 바 있다”라며 “코어망은 전국 단위 통신 서비스를 위한 MNO와의 로밍 협력 시 필수적인 설비이기도 하므로 향후 스테이지엑스가 주파수를 할당받게 되면 그대로 적용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업계의 분석은 재무적 불확실성은 마찬가지라는 목소리가 컸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어떻게’ 좁힐 수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혜 시비를 우려하는 관측도 있었다.
마이모바일은 미래모바일이 중심이다. 미래모바일은 지난 2017년 설립했다. 2015년 제4이통사에 도전했던 코리아텔넷 임원 출신인 윤호중 대표가 이끌고 있다.
마이모바일은 지난 18일 글로벌 통신사 보다폰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경수 전 KT 유무선네트워크전략본부장을 대표로 영입했다. 중저대역 주파수 추가 확보를 전제로 자본금을 1조원으로 증자한다고 했다. 보다폰이 최대 49%까지 투자 유치 협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5G 28GHz 활용 방안은 광대역무선인터넷(FWA)과 B2B를 제시했다. B2C는 풀MVNO 및 보다폰 로밍을 설정했다.
마이모바일은 아직 참여사 명단을 함구했다. 미래모바일 외에는 인프라 분야 전문 자산운용사 등으로만 안내했다. 마이모바일의 현재 자본금 규모는 비공개했다. 핵심인 미래모바일 설립 자본금은 2억5000만원이다. 미래모바일의 매출액 등 실적은 알려지지 않았다.
미래모바일은 현 정부의 제4이통사 유치 시도 초반부터 사업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시장의 기대는 3곳 중 가장 낮다. 미래 자본금 1조원보다 지금 자금력을 증명해야 한다는 판단이 다수다.
마이모바일과 보다폰의 MOU는 기술 및 투자 유치 협력이다. 직접 투자는 아니다. 미래모바일은 중저대역 주파수 특히 2.3GHz의 신규 사업자 우선 할당을 요구해왔다. 와이브로로 쓰던 주파수다. 보다폰과 MOU도 이 부분이 녹아있다. MOU는 법적 구속력도 없다.
이와 함께 국내 환경에서 FWA가 맞는지에 대해 따져볼 것도 주문했다. FWA는 무선으로 초고속인터넷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통상 유선인터넷을 구축하기 어려운 지역에서 사용한다. 마이모바일은 보다폰의 호주 서비스를 예로 들었다. 그러나 국내는 유선인터넷 서비스 범위가 90%가 넘는다. 호주와 국토 크기와 인구 밀도 등이 차이가 난다. 5G 28GHz FWA를 국내서 상용화하려면 유선인터넷과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
한편 심사를 통과한 곳이 1곳이면 주파수 할당은 경매 없이 최저경쟁가격에 이뤄진다. 복수면 경매를 진행한다. 통과자가 없으면 유찰이다. 관련 일정은 추후 공지한다.
디일렉=윤상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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