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현 대표, “HBM 포함 메모리 전 제품 경쟁력 우위 회복”
반도체 매출, 2022년 수준 복귀…AI 반도체 ‘마하1’ 내년 초 상용화
어드밴스드패키지, 올해 매출 1억달러 이상
삼성전자가 2027년까지 반도체 세계 1위 복귀를 선언했다. 올해 반도체 매출액은 2022년 수준을 상회할 전망이다. 메모리반도체는 전 사업 영역에서 경쟁력 우위를 회복한다. 시스템반도체는 각 제품별 독자 생존이 가능한 체질로 개선한다.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은 선두 추격을 위해 시황에 흔들리지 않는 사업 구조를 구축한다. 완제품 사업은 전 제품군에서 인공지능(AI) 적용을 확대한다.
20일 삼성전자는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5기 정기 주주총회’와 ‘주주와의 대화’를 가졌다. 주주와의 대화는 작년까지 주총에 합쳐 진행한 사업 전략 공유 시간을 올해 처음으로 따로 분리해 확대 시행했다. 600여명의 주주가 현장에 나와 3시간여에 걸친 주총과 주주와의 대화에 참여했다.
삼성전자 디바이스익스피리언스(DX)부문장 한종희 대표는 “지난해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반도체 산업의 업황 둔화로 경영 여건이 어려웠다”며 “올해도 불확실성은 높지만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면서 미래 핵심 키워드인 ▲AI ▲고객 경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측면의 혁신을 이어가고 다양한 ▲신제품 ▲신사업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조기에 발굴할 수 있는 조직과 추진 체계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경계현 대표는 “올해 반도체 시장은 전년대비 성장한 6300억 달러 규모로 예상되며 DS부문 매출은 2022년 수준으로 회복할 전망”이라며 “2~3년 안에 반도체 세계 1위 자리를 되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주의 관심은 대부분 반도체 사업에 쏠렸다.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에 비해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밀리고 있는 영향이 컸다.
경 대표는 “업황이 좋지 않았던 점과 준비를 잘 못한 점이 있었다”라며 “근원적 경쟁력이 있었다면 시장과 무관하게 잘 할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하며 올해는 근원적 경쟁력을 회복해 시황을 덜 타는 사업을 만들겠다”라고 해명했다.
또 “메모리 사업은 1월 적자를 벗어났으며 올해는 궤도에 올라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메모리 판매 전 제품에서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는 등 업계를 다시 선도하겠다”고 덧붙였다.
HBM은 12단 적층 제품을 통해 HBM3와 HBM3E 시장 주도권을 잡는다는 계획이다. CXL(Compute Express Link)과 PIM(Processing in memory) 등 다른 차세대 메모리는 연내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경 대표는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잘 준비하고 있다”라며 “CXL과 PIM은 고객과 협의 중으로 곧 결과가 나온다”고 강조했다.
어드밴스드패키징(AVP) 사업도 매출 기여를 본격화했다. 경 대표는 “작년 AVP팀을 만들어 사업을 본격화했고 올해는 하반기부터 1억달러 이상 매출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장기적으로 ‘무어의 법칙’을 이어가려면 패키징 기술이 필수로 유망한 사업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도체 설계(팹리스)와 파운드리는 여전히 시간을 요구했다. 독자 생존과 지속 가능성 확보가 숙제다.
경 대표는 “팹리스는 현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시스템온칩(SoC) 사업 ▲이미지센서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등 이 있는데 DDI 등은 연간 1조5000억원 이상 안정적 수익을 내는 사업”이라며 “이미지센서는 생산과 개발이 분리돼 있던 것을 종합반도체기업(IDM) 체제로 재편했으며 SoC는 5~10년 정도 지나면 의미있는 사업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최시영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장은 “고객사는 파운드리에 제품 경쟁력과 공급 안정성을 원하고 있고 4nm 공정은 성숙 수율 구간에 들어왔다”며 “하반기 3nm 2세대 양산, 내년 2nm 공정 양산을 준비하고 있으며 미국 중심 고객 확보를 위해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경쟁사에서 1.4nm 공정을 언급했는데 TSMC와 삼성전자 모두 계획 안에 있는 내용”이라며 “중앙처리장치(CPU)뿐 아니라 AP SoC 그래픽처리장치(GPU) 오토모티브 무선주파수(RF) 등 우리는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고 공정 성숙도 향상과 안정적 생산능력(캐파)를 확보해 경쟁 우려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첨언했다.
삼성전자는 신사업으로 증강현실(AR) 기기용 마이크로발광다이오드(LED)와 AI 반도체를 예고했다.
경 대표는 “마이크로LED는 2027년부터 시장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AI 반도체는 ‘마하1’을 개발하고 있으며 기존 메모리를 이용하고도 GPU와 병목을 8분의 1 수준으로 줄인 제품을 검증 완료했다. 내년 초 이를 탑재한 시스템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주가와 경영진에 대한 성토도 나왔다. 일부 주주는 현 경영진이 주가와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불만을 제기했다.
이들은 “고 이병철 삼성전자 회장이 있었다면 작년과 동일하게 임원이 자리에 앉아 있을 수 있겠는가”라며 “이재용 회장이 신임을 했지만 주주들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퇴할 생각은 없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성과가 삼성전자의 인사 원칙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작년 실적 악화에도 불구 이런 인사를 시행한 데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해야 한다”라며 “향후에도 이번과 같은 인사를 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한종희 대표는 “작년 부진은 시황 악화도 원인이고 현 상황을 잘 알고 있는 경영진을 유임해 대응하는 차원”이라며 “올해 인사는 말하기 어려운 시점이지만 성과주의 원칙을 고려하겠다”고 주주들을 달랬다.
한편 주총 안건은 모두 원안대로 통과했다. 기말 배당은 보통주 1주당 361원, 우선주 1주당 362원을 현금 배당한다. 신제윤 전 금융위원회 위원장과 조혜경 한성대학교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조혜경 교수와 유명희 사외이사(전 산업통산자원부 통상교섭 본부장)를 감사위원으로 임명했다. 이사 보수한도는 전년대비 50억원 줄어든 430억원으로 결정했다.
디일렉=윤상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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