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효율 1~5등급 전기차별 탑재 배터리 분석
1등급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많이 쓰여
고성능, 고사양 5등급 차량엔 LG엔솔·삼성SDI 배터리
지난해(2023년) 전세계에서 팔린 전기차는 1000만대가 넘었다. 국내에서도 17만대 가까운 전기차가 팔렸다. 전기차의 대중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전기차를 사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전기차의 성능에 대한 비교평가도 관심이다.
내연기관차의 연비 개념처럼 전기차에도 ‘전비’라는 척도가 있다. 어떤 전기차의 에너지 효율이 가장 나은지를 보여준다. 전비가 좋으면 한번 충전으로 더 먼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 전기차의 전비를 결정하는 요소는 배터리, 모터 출력, 차체 크기 등 다양하다. 그럼에도 배터리 성능이 전비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는 게 업계 평가다.
국내에선 이달 1일 전기차 전비를 비교할 수 있는 '전기차 에너지소비효율 등급제’가 본격 시행됐다. 정부는 등급제 시행에 맞춰 국내에 시판 중인 278개 전기차의 등급을 공개했다. 1등급에는 총 6개 모델이 선정됐다. 어떤 전기차의 에너지 효율등급이 뛰어나고, 그 차에는 어떤 회사의 배터리가 쓰였는지를 분석해봤다.
11일 《디일렉》이 올해 첫 시행되는 전기차 에너지효율 등급제 대상 차종별 배터리를 조사한 결과, 1등급을 받은 차량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이 대부분이었으며 파나소닉의 배터리가 2개 모델에 탑재됐다. 2등급의 경우 중국 CATL과 SK온의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이 많았다.
전기차 에너지효율 등급제는 전기차의 에너지소비효율(전비)을 1~5등급으로 표시하는 것이다. 내연기관차에서 연비에 따른 효율 등급을 표시하는 것과 같다. 등급이 높을수록 효율이 우수하며 1등급 전기차 1대당 연간 2292kWh의 전기 사용량을 절감할 수 있다. 이는 에어컨을 4개월 동안 하루 8시간씩 약 3년간 사용했을 때의 전기 사용량과 같다.
전기차의 에너지효율 등급은 1kWh당 주행가능한 거리를 기준으로 나뉘어진다. 1등급 차량은 1kWh당 5.8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다. 2등급은 5.7~5.0km, 3등급은 4.9~4.2km, 4등급 4.1~3.4km이며, 5등급은 3.3km 이하다.
1등급 모델에는 ▲현대차 아이오닉6 기본형 RWD 18인치 ▲테슬라 모델3 스탠더드 레인지 플러스 RWD(21년) ▲아이오닉6 항속형 RWD 18인치 ▲스마트솔루션즈 SAMRT EV Z ▲테슬라 모델3 스탠더드 레인지 플러스 RWD(19년) 등이 선정됐다.
1등급에 속한 차량의 배터리 제조사를 분석한 결과 ‘아이오닉6-LG에너지솔루션’, ‘테슬라 모델3-LG에너지솔루션, 파나소닉’, ‘스마트솔루션즈-LG에너지솔루션’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탑재된 아이오닉6 기본형 RWD 18인치가 전비 6.2로 국내 출시차량 중 가장 전비가 높았다.
테슬라의 모델3 스탠더드 레인지의 경우에는 출시 년도에 따라 연비가 조금씩 차이를 보였다. 2021년도 출시된 모델은 전비가 6.1로 19년도 출시 모델의 5.8보다 소폭 개선됐다. 이 모델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파나소닉의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파악된다.
2등급에는 국내외 전기차 54개 모델이 포함됐다. 각 전기차 브랜드의 대표 모델을 기준으로 살펴보았을 때, CATL과 SK온, LG에너지솔루션, 파나소닉, 삼성SDI 순으로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가 많았다. CATL과 SK온의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 모델은 9개 이상으로 가장 많았다. 테슬라와 기아, 현대차의 모델에 배터리를 공급한 결과다.
특히, 2등급에서 최대 전비인 5.7을 기록한 테슬라 모델3 RWD에는 CATL의 LFP 배터리가 탑재됐다. CATL 배터리가 쓰인 PSA의 푸조 e208도 5.7의 전비를 기록했다. SK온은 기아 EV6, 쏘울과 현대차 아이오닉5 라인업에 배터리를 공급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차 코나(SX2) 일렉트릭(기본형) 17인치, 아이오닉6 항속형, GM 쉐보레 볼트, 폴스타2 등의 2등급 차량에 베터리를 넣었다.
파나소닉 배터리는 테슬라의 모델 3, Y 라인업 일부와 토요타의 렉서스 모델에 탑재됐다. 다만, 테슬라 모델 3, Y 라인업은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공급했는데, 북미에서 만들어지는 차종에는 파나소닉의 배터리가, 그외의 국가에서 제조되는 배터리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공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2등급 차종 중 BMW의 i3 120Ah에만 배터리를 공급했다.
가장 전비가 안좋은 5등급에는 아우디의 e-tron(이트론), 포르쉐 타이칸 라인업과 벤츠, 롤스로이스, BMW 등 고성능, 고사량 차량 모델이 다수 포함됐다. 해당 차종에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배터리 비중이 높았다.
아우디 이트론 모델 중 LG에너지솔루션은 이트론 55 콰트로·스포트백에, 삼성SDI는 50 콰트로·스포트백에 각각 배터리를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5등급에 속한 벤츠 모델별로는 배터리 제조사가 각각 다르다. EQC에는 LG에너지솔루션이, EQA에는 SK온의 배터리가 들어갔고, EQS에는 CATL이 배터리를 공급했다. 또한, 포르쉐 타이칸 시리즈에는 LG에너지솔루션이 공급하는 배터리가 탑재됐다. 롤스로이스의 첫 전기차인 스펙터에는 삼성SDI와 CATL이 배터리를 넣었다. BMW i7에도 삼성SDI의 배터리가 탑재됐다.
업계 관계자는 “어떤 배터리를 탑재하느냐에 따라 안전성과 주행 가능 거리, 에너지효율 등급 등이 달라지는 것은 맞지만 배터리 외에도 모터에 따른 출력량, 바퀴의 크기, 구동 방식 등도 전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디일렉=이민조 기자 [email protected]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전장·ICT·게임·콘텐츠 전문미디어 디일렉》
저작권자 ©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디일렉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