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안좋지만 미래 경쟁력 확보 위한 투자" 분석
국내 배터리 제조 3사가 전기차 시장 불황에도 불구하고 약 25조원 규모의 시설투자를 집행할 전망이다. 3사의 시설투자비용(CAPEX) 합계 추정치다. 최근 3년 기준 최대 규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의 올해 시설투자비용 합계는 25조원 이상으로 전망된다. 회사별로는 LG에너지솔루션 11조원, 삼성SDI 6조원, SK이노베이션 7.5조원 규모로 전망된다. 이는 2022년 대비 약 2배, 지난해 대비 12% 증가한 규모다. 전기차 시장 성장률이 둔화되는 추세 속에서 미래 선점을 위한 투자라는 분석이다.
3사 중에서는 삼성SDI가 가장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전망이다. 삼성SDI는 정확한 캐팩스 수치를 밝히진 않았으나 인터배터리 2024에서 최윤호 사장이 “지난해보다 투자 규모를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올해 삼성SDI의 투자규모가 6조원이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4조3447억원에 대비해 35% 늘어난 금액이다. 삼성SDI는 올해 헝가리 공장을 증설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전년과 비슷한 규모로 투자를 집행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11조원의 투자금액을 진행한다. 배터리 3사 중 가장 많은 규모다. 이 회사는 2022년 시설투자에 6.3조원을 투입하고 2023년 11조원으로 늘렸었다. 올해는 지난해와 같은 규모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너럴모티스(GM), 현대차, 스텔란티스 등 완성차 OEM과의 JV프로젝트, 북미 미시간주 공장 증설, 애리조나 원통형 및 ESS 공장 건설이 예고되어 있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인 SK온은 “올해 총 9조원의 캐팩스 중 배터리 분야에만 7조5000억원을 투자한다”며 “예정된 투자가 이뤄진 후 2025년부터는 캐팩스가 눈에 띄는 규모로 축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SK온도 북미에서 포드, 현대차와의 JV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SK온은 올해 하반기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반적인 업황 부진 속에서 이같은 시설투자는 미래 선점을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친환경 정책로 인해 전기차 시장의 성장 속도가 더뎌진 것일뿐, 지금보다 더 성장한다는 것은 당연하다”며 “향후 시장이 성장했을 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금 상황과는 상관없이 투자는 감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기차 시장은 성장 속도가 둔화되는 캐즘(chasm)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률은 19%로, 1675만대의 전기차가 판매될 전망이다. 지난해 33%의 성장률보다 다소 낮아진 수치다.
디일렉=이민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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