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던스가 '칩렛 딜리버리'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칩렛 딜리버리는 칩렛 임플리멘테이션(Implementation) 모델의 한 종류다. 디자인하우스 등이 제공하는 시스템온칩(SoC) 플랫폼보다 낮은 레벨에서 팹리스에 설계자산(IP) 집합체를 제공하는 개념이다.
김태평 케이던스 부장은 9일 서울 양재에서 열린 'KSIA-D&R IP SoC 컨퍼런스'에서 "칩렛 딜리버리는 A 회사가 구현해둔 IP 집합체를 B회사가 구매하는 개념"이라며 "이를 통해 B회사는 A회사가 만들어둔 IP 집합체를 칩에 (간편하게) 임플리멘테이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칩렛은 모놀리식 다이가 아닌 여러 개의 다이들을 연결해 하나의 반도체로 만드는 기술이다. 최근 초미세공정에서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칩렛 적용 시 반도체 생산 비용 절감, 수율 상승 등이 가능하다.
칩렛 임플리멘테이션 모델은 크게 '커스텀 디자인 플로우' '레퍼런스 디자인' '칩렛 딜리버리' 등 세 가지로 나뉜다. 커스텀 디자인 플로우와 레퍼런스 디자인은 일종의 SoC 플랫폼이다. 국내 디자인하우스 세미파이브, 에이디테크놀로지 등이 제공 중이다. 팹리스 입장에서는 핵심 IP만 설계하고, SoC 플랫폼 위에 IP를 얹는 방식으로 반도체를 빠르게 개발할 수 있다. 리벨리온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아톰'이나 모빌린트의 AI 반도체 '에리스' 등이 SoC 플랫폼을 이용해 만든 칩이다.
김 부장이 언급한 칩렛 딜리버리는 이보다 더 낮은 레벨의 플랫폼이다. 김 부장은 "디자인하우스 등이 제공하는 SoC 플랫폼은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모두 제공하는 데 반해, 칩렛 딜리버리는 DDR과 UCIe(Universal Chiplet Interconnect express) 등 일부 IP만 칩으로 제공하는 컨셉"이라며 "아직 시장이 열리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회사(디자인하우스)들이 칩렛 딜리버리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케이던스가 칩렛 딜리버리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전망한 이유는 팹리스의 커스터마이즈 니즈 증가 때문이다. 디자인하우스 관계자는 "최근 스타트업뿐 아니라 대기업까지 자체 반도체 설계에 나서고 있는데, 이들은 SoC 플랫폼보다 더 자사 응용처에 최적화된 반도체를 원한다"며 "이들 기업으로부터 현재, 디자인하우스 기업이 제공하는 SoC 플랫폼보다 더 낮은 레벨의 플랫폼을 지원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고 했다.
KSIA-D&R IP SoC 컨퍼런스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반도체산업협회(KSIA), 디자인앤리유즈(D&R),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이 공동 주관한 행사다. 행사에는 시높시스, 케이던스, 램버스 등 해외 기업부터 오픈엣지테크놀로지, 에임퓨쳐, 레오엘에스아이 등 기업이 자사 기술과 업계 기술 동향 등을 발표했다.
디일렉=노태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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