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 3사가 올해 상반기에 당초 계획보다 더 많은 금액을 투자하겠다고 지난달부터 여러 번 밝혔지만 20일 디일렉 취재 결과, 대다수 통신 관련 장비·부품 업체는 "부품 발주 등 적극 투자 움직임은 없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하반기에 투자가 집중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동통신업체 A사 관계자는 "발표한 계획에 맞춰 5G(세대) 이동통신 무선 인프라 중심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장비 생태계 안에서 어떤 업체는 주문 물량을 더 빠르게 받을 수도 있고 또 어느 업체는 느리게 받는 등 시간차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핵심·범용 부품업체 관계자는 "다음달 중순 이후에나 주문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며 "통신3사의 상반기 투자확대 계획에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드러나지 않은 내막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동통신업체 B사, C사 관계자는 A사 관계자와 달리 "정부에서 하반기 투자를 상반기로 당겨달라는 요청때문에 발표한 건데 쉽지 않다"고 말했다. B사 관계자는 "코로나19사태로 건물 출입이 제한돼 인빌딩 장비 설치에 어려움을 겪는 등 투자를 무작정 당길 수는 없을 것 같다"고도 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가 처음 상반기 투자확대를 밝힌 건 지난달 5일이다. 당초 계획(2조7000억원)보다 50% 증가한 4조원 수준으로 투자 확대를 추진하기로 했다. 당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구현모 KT 사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등 이통3사 CEO는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주도로 열린 영상 회의에서 "통신망 투자가 ICT 생태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투자시기를 최대한 앞당기겠다"고 했다.
이달 1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 '제13차 코로나19 대응 경제관계장관회의겸 제3차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이통3사의 '상반기 투자 확대계획'은 한번 더 언급됐다. 일주일 뒤인 지난 8일, 이통 3사 대표는 '제3차 민·관합동 5G플러스(+) 전략위원회' 영상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재확인했다.
정부와 이통3사가 함께 상반기 투자 확대를 알린 3월5월, 4월1일, 4월8일 당일 통신장비·부품 관련 업체 주가는 대체로 올랐다. 정부와 이통3사의 발표가 주식 투자자의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나, 실제 5G 이동통신 관련 인프라 투자는 하반기에 집중될 전망이다.
코스닥 시가총액 4위 통신부품·장비 업체 케이엠더블유(KMW) 주가는 상반기 투자 확대발표일(3월5월, 4월1일, 4월8일)에 종가기준 각각 1.38%(종가 5만1300원), 9.16%(5만4800원), 3.25%(6만300원)씩 올랐다. 같은 기간 광트랜시버업체 오이솔루션 주가는 1.81%(3만9350원), 4.23%(3만6950원), 0.00%(4만50원)의 상승율을 기록했다. 케이엠더블유와 오이솔루션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5G(세대) 이동통신 상용화 1주년 배포자료에 소개된 업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