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이반차 공장 투자
6개월 만의 대규모 발주
SK온이 헝가리 이반차에 들어설 전기차(EV) 배터리 공장 투자에 들어간다. 이곳은 헝가리 코마롬 1‧2 공장에 이어 건설되는 유럽 세 번째 공장이다. 연산 30기가와트시(GWh) 규모다. 코마롬 공장의 약 두 배 수준이다. 장비·재료 등 후방 산업계가 특수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이반차 공장은 지난해 3분기 중으로 발주(PO)가 계획됐다. 그러나 현지 사정과 포드와의 유럽 합작사(JV) 설립 등이 겹치며 투자가 늦어졌다. 6개월가량 대규모 투자가 없었기 때문에 SK 협력사들은 가뭄 속 단비 같은 소식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은 이르면 이달, 늦어도 1분기 이내에 헝가리 이반차 공장에 장비 발주를 시작한다. 첫 발주는 충·방전을 반복해 배터리를 활성화하는 포매이션(활성화) 장비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생산 라인 가운데 가장 큰 영역을 차지하는 물류, 포매이션 장비가 먼저 선정되는 추세"라며 "믹싱‧극판‧조립 등 다른 공정에 필요한 장비들이 차례로 발주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반차는 고객사인 포드 공장과 20분 거리, 벤츠 공장과 1시간 20분 거리에 있다. 생산된 배터리는 이들 완성차 업체에 공급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 이사회는 SK배터리 헝가리 법인(SK Battery Hungary Kft)에 1조2674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SK온의 이반차 공장 투자가 시작되면서 장비‧소재 협력사에 낙수 효과가 예상된다.
믹싱 장비 전문 윤성에프앤씨, 양극·음극집전체에 활물질을 바르고 일정한 모양으로 가공하는 전극 공정은 피엔티, 양‧음극판의 끝에 있는 탭(Tab)을 따주기 위한 노칭(Notching) 공정은 유일에너테크, 양‧음극과 분리막을 번갈아 쌓는 스태킹(Stacking) 공정은 우원기술, 양‧음극 탭(Tab)을 이어 붙이는 탭 웰딩(Tab Welding)과 배터리 내부 소재와 파우치 필름을 결합하는 패키징(Packaging) 공정은 엠플러스, 전해질 주입후 불필요한 가스를 빼내는 디개싱(Degassing) 공정의 경우 엔에스 등이 대상이다. 포매이션 공정은 원익피앤이 혹은 갑진이 유력하다.
양극재 공급 업체인 에코프로비엠, 분리막을 담당하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 전해질은 천보, 동화일렉트로라이트, 엔켐은 장비 설치와 최종 조율이 끝나는 올해 연말부터 재료 공급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전문가는 "이반차 공장은 기초 공사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유물이 나오면서 공사 중단이 잦았다"며 "지난해 상반기 중국 옌청 공장 이후 SK는 대규모 장비 발주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 SK에 장비를 공급하는 협력사들의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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