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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中배터리 압박...한국 배터리 업계 실익은?
미국, 中배터리 압박...한국 배터리 업계 실익은?
  • 이수환 전문기자
  • 승인 2022.08.10 0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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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 업계 미국 진출 가속화
배터리 양극재 이미지.
배터리 양극재 이미지.

미국 정부가 중국 배터리 공급망 배제를 골자로 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Inflation Reduction Act)을 추진하면서 국내 업계가 전략 수립에 한창이다. 현실적으로 중국산 배터리 소재를 완벽히 대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이 정책이 2024년부터 시작되고 미국 완성차 업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어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상원 주도로 추진되는 이 법안은 전기차 보조금의 절반을 받으려면 핵심소재를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는 국가에서 공급받아야 한다는 게 골자다. 2024년 40%로 시작해 2025년 80%까지 높아진다. 나머지 절반은 북미에서 생산되는 배터리의 핵심소재 비율이 50% 이상이어야 한다. 핵심소재는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을 말한다.

문제는 현재 미국에 배터리 핵심소재 조달처가 전무하다는 사실이다. 배터리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양극재만 하더라도 에코프로비엠(SK-포드 합작 투자) 외에는 결정된 게 없다. 빨리 가동해야 2025년이다. 코스모신소재가 삼성SDI와 합작사를 추진 중이지만 최종 결정되지 않았다. 전해질은 동화일렉트로라이트가 공장을 짓기로 결정한 상태다. 분리막의 경우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진출을 고려 중이다. 음극재는 공식 계획이 나온 게 없다.

업계 관계자는 "원가 비중이 높은 프리커서(전구체), 양극재부터 미국 진출이 빨라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북미는 배터리 원료 조달이 쉽지 않기 때문에 소재 공장이 들어와도 수익성 확보는 다른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배터리 소재 공장이 마련될 때 원료 조달까지 고민하지 않으면 쉽지 않다는 의미다.

분리막 사업을 하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만 하더라도 유럽에는 폴란드 공장을 건설 중이지만 미국은 아직 검토 중이다. 진출하더라도 원료 조달을 고려해 원단보다 후가공 설비부터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노리는 전략이다.

일각에선 양극재는 관련 업체들 진출 결정이 더 빨리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 제너럴모터스(GM)-포스코케미칼은 캐나다에 양극재 공장을 짓기로 했다. 북미에서 직접 확보한 원료로 양극재를 만들 수 있다는 판단이 뒷받침됐다. 에코프로비엠도 마찬가지다. 삼성SDI-코스모신소재 합작사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

관건은 음극재다. 현재 배터리 음극재는 대부분 천연흑연을 쓴다. 일부 실리콘 음극재가 사용되고 있으나 천연흑연과 섞어서 적용한다. 비율도 고작 5%에 불과하다. 천연흑연은 중국이 꽉 잡고 있는 시장이다. 시장에선 글로벌 음극재 시장의 70% 이상을 중국이 차지한 것으로 분석한다. 다른 음극재 소재인 인조흑연의 경우 침상코크스가 원료인데, 이를 미국에서 얼마나 확보해 인조흑연으로 만들 수 있을지는 따져봐야 한다.

업계에선 중국 외 다른 배터리 소재 조달처를 찾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유럽을 비롯해 한국에 가공 설비를 마련해 미국으로 보내는 방안도 대안으로 본다. 다만 이 경우 물류비나 별도의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현지 환경규제 등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 중국이 배터리 소재 시장에서 앞선 이유는 막강한 자본력과 함께 가공 설비가 많기 때문이다. 배터리 소재는 가공 과정에서 상당한 양의 탄소배출과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업계 전문가는 "폐배터리에서 원료를 추출해 배터리로 만드는 방법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미국에서 관련 산업이 크게 성장할 수 있다"며 "다만 이것도 현지 전기차 보급률이 높아야 하는 문제가 있어 완성차-배터리 셀 업체의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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