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이재용의 뉴삼성] ⑥글로벌 배터리 '벌크업' 경쟁 외면하나
삼성 배터리사업 기조는 점유율 대신 수익성
더 이상 격차 벌어지면 따라잡기 어려울 수도
삼성 배터리사업 기조는 점유율 대신 수익성
더 이상 격차 벌어지면 따라잡기 어려울 수도
◆ '신중 또 신중'...삼성의 배터리 사업전략
삼성SDI가 배터리 투자에 신중을 기하는 건 몇 차례 있었던 필드사고 때문이다. 2000년대 원통형 배터리를 주로 팔던 시절부터 발생했던 일이었다. 2003년 델 노트북이 처음이었고, 2016년 갤럭시노트7, 2018년부터 2019년에 걸쳐 일어난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에 이르기까지 적잖은 난관에 부딪쳤다. 2015년을 기점으로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의 경영진단을 받으면서 배터리의 위험성이 부각되며 대폭 전략 방향이 수정된 것도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배터리는 언제 사고를 낼지 모르는 위험한 제품으로 인식된 것이다. 이후 갤럭시노트7 화재로 우려는 현실이 됐고, 삼성SDI는 철저한 수익성 위주로 배터리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폭스바겐 전기차 전용 플랫폼(MEB) 배터리 수주도 같은 맥락이다. 당초 2018년 폭스바겐으로부터 수주를 받았으나 그룹에선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며 배터리 공급을 포기했다. 빈자리는 SK온(당시 SK이노베이션)이 차지했다. 국내 대표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와의 배터리 공급 계약이 좀처럼 성사되지 못하고 있는 점, 올해 재무 전문가인 최윤호 사장 부임 이후 반년 가까이 신규 투자가 집행되지 않았다는 점도 삼성SDI가 이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이 얼마나 보수적인지 알 수 있다.◆ 전고체? 상용화 멀어 대안되기 어려워
지난해 삼성SDI의 시설투자는 사상 최대인 2조원을 기록했다. 올해만 7조원 가까이 투자하는 LG에너지솔루션과 비교하면 산술적으로 3배 이상 차이가 난다. 결국 어떤 방식으로 투자금을 조달할 것인가가 과제다. LG에너지솔루션이나 SK온과 달리 삼성SDI는 배터리 분야 투자에서 멀찍이 떨어져 있다. 재원 마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배터리 핵심소재 투자로 방향 바뀔수도
이재용 회장이 취임 일성으로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하겠다는 점을 강조했고, 올해 해외 출장과 각 사업장을 두루 돌아보며 "우리가 할 일은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 만들자"고 언급했다는 점에서 전혀 다른 방향의 투자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자회사인 에스티엠을 통한 양극재 투자다. 이미 삼성SDI는 에코프로비엠과 양극재 합작사인 에코프로이엠을 운용 중이다. 그러나 이것만 가지고는 늘어나는 배터리 생산량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전략 고객사인 BMW, 스텔란티스, 테슬라 등이 요구하는 배터리 물량과 수익성을 모두 만족시키기 위해선 반드시 수직계열화가 필수적이다. 업계 전문가는 "에스티엠이 프리커서(전구체) 생산 라인을 코스모신소재에 매각했기 때문에 LG화학처럼 단순 양극재 생산에 집중하거나 별도의 합작사 설립도 고려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디일렉=이수환 기자 [email protected]《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전자부품 분야 전문미디어 디일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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