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소재 사업 전면에 나서
배터리 핵심소재 기업 켐코가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최내현 사장을 회장으로 승진시키는 등의 승진 인사를 실시한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트로이카 드라이브'라 부르는 고려아연 신사업 추진을 위한 3세 경영과 함께 사실상 '최윤범‧최내현 투톱 체제'가 본격화된 것으로 해석한다.
신임 최내현 켐코 회장은 고려아연 최창영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는 사촌 관계다. 최창영 명예회장은 고려아연을 종합 비철금속 제련사업 일인자로 끌어올린 인물로 평가받는다. 고려아연은 최기호 창업주 이후 2대까지 형제가 돌아가며 회장 자리를 맡았다. 이후 명예회장으로 임명되며 일선에서 물러나는 절차를 밟았다. 최 씨 일가에서 그것도 고려아연과 자회사 모두에 회장이 임명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재계 전체로는 SK그룹 최태원 회장,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회장의 사례가 있지만 같은 세대에 모회사와 자회사에 동년배 회장이 존재한 경우는 이례적이다.
켐코는 고려아연의 배터리 소재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다. 고려아연은 켐코 지분 64%를 가진 최대주주다. 최근 울산사업장에 5063억원을 투자해 니켈 제련소 건설에 투자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선 상태다. 울산사업장은 배터리 원가의 약 40%를 차지하는 양극재 생산에 필수적인 전구체, 이 전구체 원료인 황산니켈을 만들 수 있는 공장이 마련된다.
켐코는 최내현 회장이 처음부터 대표를 맡아 사업을 이끌었다. 최윤범 회장과 지난해 백기사로 나섰던 LG(LG화학)이 각각 10%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고려아연과 지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영풍도 15%의 지분을 확보했으나, 고려아연과 트라피구라가 증자에 나서면서 지분이 5.3%로 희석됐다.
그만큼 배터리 소재 사업은 최윤범 회장에게 있어 양보할 수 없는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그간 은둔의 기업으로 일컬어지며 비철금속 제련 사업에서 독보적인 지위에 있었던 고려아연이 1974년 창업 이래 처음 기업설명회(IR)를 가진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전구체, 황산니켈, 동박을 포함한 트로이카 드라이브의 신사업 매출 목표는 2033년 12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현재 주력인 제련사업(13조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기존 사업 및 신규 사업에 대한 안정적 투자 재원 조달 계획과 주주환원 정책도 추진한다. 향후 10년간 배당과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 약 4조원 내외의 주주환원 정책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내현 사장의 회장 승진은) 최윤범 회장 입장에서 신사업 성과 가시화와 함께 사촌형제가 영위하던 사업을 함께 추진하기 위한 밑그림을 그린 것"이라며 "최내현 신임 회장이 올해 고려아연의 기타비상무 이사로 이름을 올린 것도 3세 투톱 경영을 위한 절차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디일렉=이수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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