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화리튬 중국 수입의존도 낮추기, 공급망 안정화 시급
포스코, 에코프로이노, 강원에너지, 이녹스리튬 등 국산화 도전
각 업체 예고한 수산화리튬 생산량만 2025년 6만톤 이상
미국 IRA 법안에 대응하기 위해 배터리 핵심광물의 탈중국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중국으로부터 수입 의존도가 높은 흑연뿐 아니라 수산화리튬 국산화 바람이 거세다. 현재 포스코, 에코프로이노베이션, 강원에너지, 이녹스리튬 등의 기업들이 수산화리튬 국산화에 나섰다. 이들 업체가 발표한 투자와 생산목표 등을 종합하면 2025년 국내에서 생산되는 수산화리튬은 6만 톤 이상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약 140만대에 쓰이는 양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수산화리튬을 국내에서 생산하기 위해 다양한 투자를 하고 있다. 미국 IRA 법안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핵심 소재들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을 안정화하기 위해서다.
리튬은 배터리에 탑재되는 주요 원료로 탄산리튬과 수산화리튬으로 나뉜다. 그 중 수산화리튬은 탄산리튬에 비해 전기전도성이 좋고 녹는점이 낮다. 녹는점이 낮으면 니켈과 홉합물을 만들기도 용이해 NCM(니켈·코발트·망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등 삼원계와 하이니켈 배터리 소재로 쓰여 전기차 배터리 제조에 필수 광물 중 하나다.
국내 배터리 제조 업체들은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수산화리튬을 중국으로부터 수입해왔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리튬 수입 비중은 95%이며 그 중 중국으로부터의 수산화리튬 수입은 64%다. 나머지 31%는 칠레로부터 리튬을 수입해왔다.
리튬은 호주, 칠레 등 전세계 곳곳에서 매장되어 있지만, 채굴된 리튬은 중국으로 운반된다. 낮은 환경규제와 저렴한 생산비 덕에 리튬 화합물 생산 기술 및 설비가 중국에 집약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이투자증권 산업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세계 리튬 화합물 생산량은 128만톤 LCE(Lithium Carbonate Equivalent, 국제 리튬 환산 표준단위)이며 전체 수산화리튬 생산량은 51만톤 LCE이다. 수산화리튬 생산량 중 중국이 7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IRA 규제와 흑연처럼 언제 시작될지 모르는 핵심광물에 대한 수출 규제 강화 우려 등으로 공급망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수산화리튬 국산화에 도전하는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수산화리튬은 탄산리튬을 수입해와서 수산화리튬으로 제련하거나, 리튬 원료 자체를 확보해 수산화리튬으로 가공하는 두가지 방법으로 생산된다.
포스코그룹은 호주의 광산개발 회사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2024년까지 광석리튬 기반 연산 총 4만3000톤 규모의 수산화리튬을 생산할 계획이다. 2021년 포스코홀딩스와 호주 필바라미네랄은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을 설립했다. 필바라미네랄을 통해 호주 광석리튬 원료를 확보 후 전남 율촌산업단지 내 공장에서 수산화리튬으로 가공한다. 1공장은 생산규모는 연간 2만1500톤으로 지난달 준공했으며 내년에 같은 규모로 2공장을 준공할 예정이다.
또한, 지난 6월에는 포스코홀딩스가 전남 율촌산업단지에 연간 2만5000톤 규모의 수산화리튬 생산 공장 건설 소식을 알렸다. 이 공장은 아르헨티나 염호를 기반으로 현지에서 탄산리튬으로 정제 후 국내에서 수산화리튬으로 변환할 예정이다.
에코프로의 자회사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탄산리튬을 수입해 수산화리튬으로 전환하는 공정을 핵심 사업으로 운영하고 있다. 2021년 10월부터 1공장을 가동해 지난해 기준 연간 생산량은 1만 3000톤이다. 지난 2월 같은 규모로 2공장을 증설한다고 발표했으며 2024년 1분기부터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용 보일러 전문업체 강원에너지는 지난 7월 이차전지 소재 기업 강원이솔루션을 인수하며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강원에너지는 수산화리튬 중 수분함량을 줄인 무수수산화리튬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올해 무수수산화리튬 생산능력은 약 1만톤이며 2025년까지 공장 증설을 통해 연간 3만톤으로 증가시킬 방침이다. 무수수산화리튬은 수분함량을 줄여 양극재의 부피를 축소시키며 에너지밀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이녹스첨단소재의 자회사 이녹스리튬은 탄산리튬을 수입해 수산화리튬을 생산할 예정이다. 원료 공급망은 아직 확보되지 않았다. 공장은 충북 오창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 건설될 예정이다. 생산능력 연간 2만톤 규모의 1공장은 2025년 3분기 본격 양산할 예정이며 2공장도 같은 규모로 2027년 1분기 가동할 것이라고 회사는 밝혔다.
이녹스리튬은 지난달 삼성SDI와 수산화리튬 공급계약을 발표한 바 있다. 계약에 따르면 2025년 하반기부터 2030년까지 총 5만5000톤의 수산화리튬을 공급한다. 가격은 공급 당시 평균가로 계산하며 수산화리튬 가격 전망치에 따르면 계약 금액은 총 16억달러 이상으로 추정된다.
뿐만 아니라 SK온과도 수산화리튬 공급 MOU를 체결했다. MOU 계약 내용에 따르면 이녹스리튬은 2026년부터 3년간 총 3만톤의 수산화리튬을 SK온에게 공급할 예정이다. 계약이 성공적으로 체결된다면 이녹스리튬의 1공장에서 생산되는 물량 전부는 삼성SDI와 SK온에 납품될 것으로 예상된다.
디일렉=이민조 기자 [email protected]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자동차전장·ICT부품 분야 전문미디어 디일렉》